정문건 <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 경기회복세가 가속되고 있다. 수출이 부진한데도 견조한 내수증가세에 힘입어 놀랍게도 이미 잠재성장률 수준인 5%선 이상의 성장세로 급반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대책이 시차를 두고 기대이상의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경제는 세계 정보통신 경기의 붕괴와 테러로 대외여건이 극도로 악화되었다. 국제통화기금(IMF) 3년차 증후군으로 일컬어지는 극심한 신용경색 현상의 재발로 또 다시 위기국면에 처할 뻔했다. 이에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98년의 경우와 같이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금융기관의 부실을 정리했고 저금리와 환율의 저평가 기조를 유지해 왔다. 경기가 현재속도로 회복되면 금년중 99년과 같이 예상을 뛰어 넘어 과열국면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도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재정확대로 경기가 조기에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미국의 경제예측기관은 금년중 미국경제도 IT투자붐이 살아있던 시절에나 가능하였던 4%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과 주가 동향은 이러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연말 이후 외국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기 시작했다. 경색되었던 자금시장이 빠른 속도로 선순환 구조로 돌아서고 있어 현재 시중의 유효 유동성은 지난해 연말이후 10%선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총유동성(M3) 증가율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경기과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2.4분기에는 그 동안의 거시정책기조를 "경기진작"에서 "경기관리"로 전환해야 한다. 재정정책보다는 금리정책을 재검토하는 것이 좋다. 현재 시중금리수준이 명목경제성장률을 하회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점진적인 금리 인상은 가속도가 붙은 경기의 회복기조를 크게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경제주체들의 과잉반응을 적절히 견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체질은 경제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의 진행으로 극도로 불안정한 실정이다. 금융시스템은 "경색"과 "정상가동"으로 복귀가 반복되고 있고 이에 따라 경기는 단기간내에 극단적으로 "침체"에서 "과열"로 반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