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고급 양문형냉장고와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칠 전망이다. 지펠(삼성)과 디오스(LG)로 양문형냉장고 시장에서 점유율 1위라고 맞서 주장하고 있는 두 회사는 올해 △신제품 출시 △광고모델 변경 △미국시장 진출 시기 등이 맞물려 있어 일전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김치냉장고 시장에서도 만도가 차지하고 있는 1위 자리를 서로 빼앗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LG전자 냉장고사업부의 이영하 부사장은 21일 "올해 60만대 규모로 예상되는 국내 양문형냉장고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수출물량도 4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국내서 만든 디오스를 올해 안에 미국 시장에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생산기지가 있는 멕시코를 발판으로 중남미를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한용외 삼성전자 백색가전부문 사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양문형냉장고 최대 시장인 미국과 일본진출의 적기"라며 "수출에 박차를 가해 지펠이 점유율 1위인 해외시장을 현재 독일 프랑스 등 12개국에서 올해 20개국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삼성 역시 국내 시장점유율 목표는 60%대다. 두 회사는 국내시장 점유율 제고를 위해 지난주 2002년형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삼성은 나무재질을 채택해 인테리어 기능을 강화한 '내오공간'을,LG는 좌우벽면에서도 냉기를 뿜어 냉각기능을 향상시킨 디오스 신제품을 내놨다. 두 회사의 광고 경쟁도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각각 빅모델 이영애씨와 심은하씨를 앞세워 자존심 경쟁을 벌인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LG가 김희선씨를 기용해 CF를 새로 찍었고 삼성은 4월 제작 예정으로 김지호 김남주 송혜교씨 등 톱탤런트를 대상으로 모델을 섭외중이다. 이처럼 두 회사가 양문형냉장고 시장을 놓고 한치의 양보없는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것은 대당 평균가격이 1백30만원으로 고가인 데다 올해 1백30만대 규모의 국내 냉장고 시장에서 양문형이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김치냉장고 시장은 만도 딤채가 40% 이상을 점유해 1위를 5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 '다맛'과 LG '1124'가 1,2위를 다투며 추격중이다. LG전자 이 부사장은 "세계적인 냉장고 기술력을 가진 LG가 김치냉장고라고 질 수 있느냐"며 "자존심을 걸고 올해안에 1위 고지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삼성도 만도를 추월하기 위해 지난해 임신중인 톱탤런트 최진실씨를 불러내 광고를 찍을 정도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