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 풍속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01년 혼인.이혼 통계결과'를 보면 이제는 백년가약(百年佳約)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혼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의 `황혼 이혼'이 10년 사이에 3배 가량 늘었다. 처녀.총각들은 혼기를 넘기고 30대 이후 결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재혼이 활발한 가운데 여자가 총각과 재혼하는 경우가 90년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했다. 통계청 오병태(吳炳泰) 인구분석과장은 "주 혼인연령층의 인구 감소, 학업연장과 경제활동 등에 따른 결혼 지연, 개인주의적 성향에 따른 독신 선호로 혼인이 줄고 있다"며 "반면 자기중심적인 삶의 지향 등 가치관의 변화와 경제적 요인으로 이혼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혼인율 사상 최저치...재혼 증가 지난해 결혼한 사람은 하루평균 877쌍씩 모두 32만100쌍으로 전년 33만4천쌍에비해 4.2% 감소했다. 인구 1천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은 6.7건으로 지난 80년 10.6건에서 90년 9.3건, 95년 8.7건, 2000년 7.0건에 이어 매년 줄어들고 있다. 남자는 초혼의 비율이 2000년 86.7%에서 85.0%로 감소한 반면 재혼은 13.1%에서14.7%로 증가했다. 여자도 초혼은 85.2%에서 83.2%로 감소한 반면 재혼은 14.5%에서16.4%로 증가했다. 95년부터 여자 재혼이 남자 재혼보다 많아졌으며 여자의 경우 재혼 비율이 90년7.1%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30대 이상 결혼 증가 남녀 모두 20대 이하의 결혼은 감소하고 30대 이상의 결혼은 증가했다. 주 혼인연령층의 결혼은 남자(26~30세)는 지난 90년 22만6천500건에서 지난해 16만1천300건건으로, 여자(24~28세)는 19만3천700건에서 16만5천600건으로 각각 줄어들어 남자의 감소폭이 컸다. 남자의 경우 30~34세 연령층의 결혼은 90년 7만3천800건에서 95년 8만8천건, 지난해 9만1천100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여자(30~34세)도 같은 기간 2만3천500건, 2만9천600건, 4만1천700건으로 늘어났다. ◆총각-재혼녀 결혼 10년새 2배 증가 전체 혼인 가운데 여자가 총각과 재혼한 경우가 90년 2.3%에서 95년 3.6%, 2000년 4.9%, 지난해 5.6%로 꾸준히 늘고 있다. 남녀 모두 재혼인 경우는 10.9%로 혼인10쌍중 1쌍 꼴로 나타났다. 반면 남녀 모두 초혼인 경우는 90년 89.3%에서 지난해 79.7%로 크게 떨어졌다. 초혼 연령은 남자 29.6세, 여자 26.8세로 전년에 비해 각각 0.3세 늘어났다. 90년에 비해서는 남자는 1.8세, 여자는 2.0세 높아져 결혼을 늦게 하는 풍조를 보여줬다. 평균 재혼연령은 남자 42.1세, 여자 37.6세로 90년에 비해 남자는 3.2세, 여자는 3.6세 증가했다. ◆초혼 부부 동갑.여자연상 증가 초혼부부중 남자 연상이 75.0%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남자가 3~5세 연상이 32.6%, 1~2세 연상이 27.3%를 차지했다. 남녀 동갑은 13.7%, 여자 연상은 11.3%로 전년 12.8%, 10.7%보다 증가했다. 연상인 여성과의 혼인에 대해 사회가 관대해지고 결혼결정 과정에서 당사자의 의견이중시되는 등 결혼관이 변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외국인과의 결혼 급증 지난해 외국인과의 혼인은 1만5천234건으로 전체 결혼의 4.8%를 차지했으며 전년보다 23.7%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남자는 중국 여자와의 결혼이 70.0%로 대부분이었으며 다음은 일본,필리핀, 미국, 태국 순이었다. 여자는 일본.미국 남자와의 결혼이 79.3%를 차지했고중국, 캐나다, 독일 등이 뒤를 이었다. ◆이혼율 사상 최고치...30대 후반이 가장 높아 지난해 이혼한 사람은 하루평균 370쌍씩 모두 13만5천쌍으로 전년보다 12.5% 증가했다. 인구 1천명당 이혼 건수를 나타내는 조이혼율은 2.8건으로 80년 0.6건, 90년 1.1건, 95년 1.5건, 2000년 2.5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혼율은 전 연령계층에서 높아졌다. 조이혼율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남녀 모두35~39세로 나타났다. 이 연령층 남자의 경우 98년을 정점으로 2000년 12.2%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13.6%로 다시 증가했다. 이 연령층 여자의 경우 14.1%로 전년 12.6%보다 증가했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 40.2세, 여자 36.7세로 90년에 비해 남자는 3.4세, 여자는 4.0세 늘어났다. ◆황혼 이혼 10년새 3배 증가 지난해 이혼한 부부의 결혼생활 기간을 보면 10년 미만은 54.4%, 10~19년은 34.3%, 20년 이상은 11.3%를 차지했다. 이중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의 이혼은 90년 3.9%, 95년 6.5%, 200년 10.9%로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혼부부의 평균 동거기간은 90년 7.7년에서 증가추세를 보이다 전년과 같은 10년으로 나타났다. ◆경제문제로 이혼 증가 이혼 사유는 부부불화(가족간 불화 포함)가 74.0%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경제문제(11.6%), 건강문제(0.7%) 등의 순이었다. 부부불화는 90년 84.9%, 95년 83.0%, 2000년 74.5%로 감소하는 반면 경제문제는같은기간 2.0%, 2.9%, 10.7%로 급증하는 추세다. 또 이혼당시 20세 미만의 자녀를 두고 있는 경우는 70.3%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