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 스캔들과 관련해 존폐 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은 20일 엔론 관련서류를 파기한 혐의와 관련해 미 검찰로부터 형사 기소된데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아서 앤더슨의 러스티 하딘 변호인은 지난주 기소된 후 이날 처음 열린 특별 청문회에서 "검찰이 주장하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한다"면서 "이를 입증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이 건의 심리를 맡은 미 연방법원의 멜린다 하몬 판사는 첫 심리일을 5월 6일로 잡는다고 밝혔다. 검찰은 당초 심리일을 5월 20일로 요청했으나 아서 앤더슨이 회사이미지 훼손과 관련해 재판을 가능한한 빨리 진행해달라고 요구해 수용됐다. 아서앤더슨은 재판이 몇주안에 종료되길 바라고 있다. 하딘은 "검찰이 아서 앤더슨 관련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 대배심 조사를 지나치게 부각시키는 것도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엔론 관련서류 파기와 관련해 아서 앤더슨에서 해고된 후 당국의 조사에 협조해온 데이비드 던컨이 엔론 문제와 관련해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음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아서 앤더슨측은 `직원의 일부가 엔론 스캔들과 관련해 잘못을 저질렀을 뿐'이라고 주장하는데 반해 검찰은 서류 파기가 앤더슨 월드와이드망을 통해 광범위하게 자행됐다며 해당 직원들이 아닌 회사 자체를 기소했다. 이날 청문회장 바깥에는 200여명의 아서 앤더슨 임직원이 모여 "아서 앤더슨을 구하자"는 등의 구호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시위를 벌였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20일 아서 앤더슨과 미증권관리위원회(SEC)가 엔론 스캔들과 관련해 아서 앤더슨이 5억달러를 배상하는 선에서 이번 건을 종료시키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돈이 지난해 12월 엔론이 파산함으로써 손해본 투자자들을 보상하는 재원으로 쓰이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아서 앤더슨은 엔론 건과 관련해 수십건의 소송에 걸려 있으며 고객사가 속속 이탈하고 고급 두뇌도 대거 빠져나가는 등 심각한 존폐 위기를 맞고 있다. (휴스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