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각종 석유류 제품의 재고량 급감을 보여주는 통계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국제 원유가격이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원유가의 기준이 되는 북해산 원유 5월 인도분은 20일 런던시장에서 배럴당 46센트 오른 25.37달러에 거래돼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시장에서도 텍사스산 경질유 4월 인도분이 전날에 비해 52센트나 오른 배럴당 25.40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석유시장은 최근 들어 세계 경제의 회복과 산유국들의 생산량 감축,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산유국들의 강경입장 선회 우려 등으로 인해 가파른 오름세를 보여왔다. 주요 산유국들의 공급 감축으로 지난 수 주일 동안 미국의 재고량이 줄어들어온 상황에서 20일 미 에너지부는 지난 주 미국의 휘발유 재고량이 240만배럴, 경유 재고량은 250만배럴 줄었다고 발표했다. 프루덴셜 베이치 중개회사의 시장분석가 토니 머채식은 "미국의 휘발유 재고량이 4주 연속 감소함에 따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뿐아니라 러시아 등 비OPEC 수출국들은 원유 공급량을 하루 200만배럴 줄이기로 했던 지난해 12월의 획기적인 합의사항을 아직 고수하면서서로 눈치를 보며 `생산량 감축게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20일 원유 수출량을 하루 15만배럴 감축하는 조치를 3개월 간 연장키로 했다. 러시아는 시장 여건이 변하면 7월 이전이라도 감축 조치를 재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는 했으나 주요 수출국 가운데 가장 뒤늦게 생산량 감축기간 연장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유가인상을 부추겼다. 스탠더드은행의 시장분석가인 윌리엄 뷰캐넌은 "대세가 상승세인데다 기본 여건들이 향상되고 있는 반면 석유류 제품 재고는 줄어들고 있으며 OPEC가 확고한 감축기조를 유지하고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국제유가가 여름철이 지날 때 까지도 오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런던 AFP=연합뉴스)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