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적어도 5%대, 높게는 6~7%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최대 관건인 수출이 바닥을 치고 있고 미국 경기도 봄기운이 완연하기 때문이다. 쾌속질주 중인 소비 건설 등 내수경기와 더불어 대외요인까지 안정된다면 한국 경제는 올해 잠재성장률(5% 안팎)을 상회하는 정상궤도 진입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진념 경제부총리가 20일(한국시간) 4년전 외평채 발행을 위해 로드쇼를 가졌던 뉴욕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한국의 미래에 투자하라"고 자신감을 피력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정부도 공식적으론 4%대 성장전망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심 5%대 성장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환율 금리 유가가 고공비행중이고 노사불안, 양대선거 등 경제외적인 불안요소도 여전히 남아 있음은 무시할 수 없다. 가격변수의 불안은 기업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소비를 위축시켜 회복경기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거시와 미시정책 모두 더욱 미세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 내수경기는 쾌속질주 =생산.투자 증가세 반전, 두자릿수 소비증가율, 900선을 넘나드는 증시 주가. 이같은 내수 시장의 상황만으로는 오히려 과열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은 직전 분기 대비 1.6%에 달한다. 이를 연율로 환산하면 6.4%. 현재 경기수준만 유지돼도 성장률이 6%에 이른다는 얘기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1.4분기중 내수만으로도 전년동기대비 6% 안팎의 성장을 예상할 정도다. 물론 "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거품 우려가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이미 경기는 본격적인 확장기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도 된다. ◇ 대외변수도 호전 =경기를 짓눌러왔던 수출도 이달중엔 바닥을 확인할 전망. 산업자원부는 수출이 다음달엔 전년 동월대비 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14개월만의 증가세 반전이다. 미국경기 호전에 따른 반도체 등 국내 IT(정보기술)제품이 수출회복을 주도하는 점도 주목된다. 미국 경기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통해 이미 수차례 회복국면임을 확인했다. 공개시장위원회(19일)는 금리정책 기조를 '경기침체 우려(Weakness)'에서 '중립(Neutral)'으로 조정해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고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세계경제가 올해 2.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IMF는 미국의 성장률을 지난해말 전망때 0.7%에서 이번에는 1.4%로 높여 잡았다. 내년 전망치는 3.8%에 이른다.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일본을 제외하곤 크게 걱정할만한 수출시장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 불안요인도 상존 =우선 환율이 '엔 동조' 고리에 묶여 1천3백원대에서 내려오질 않고 있다. 평균 환율을 1천2백70원으로 예상하고 짰던 올해 경제구도가 연초부터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금리도 연 6.5%(3년만기 국고채) 안팎으로 치솟았다. 앞으로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 시장금리는 내릴 가능성보다 오를 가능성이 훨씬 크다. 경기과열, 인플레 압력에 대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데도 한은이 금리인상을 주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원유가도 당초 기대와 달리 미국의 전쟁확대, 세계경기 회복 등으로 배럴당 25달러선을 훌쩍 넘겼다. 원자재.중간재 가격도 올들어선 두달째 오름세다. 여기에다 발전 등 공공노조 파업에 이어 월드컵을 전후한 사업장 분규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양대선거 등 정치일정으로 정부 정책기조가 흔들릴 것으로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