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철도요금, 고속도로 통행료가 이달 말부터 줄줄이 오른다. 조만간 시내버스와 지하철 요금의 인상도 불가피해 올해 물가관리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건설교통부는 "오는 28일로 예고된 전국 시내버스 파업 사태를 막기 위해선 버스요금 인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먼저 시외.고속버스와 철도요금을 평균 8%씩 인상키로 관계 부처 협의를 마쳤다"고 19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외.고속버스는 오는 25일부터,철도는 28일부터 각각 오른 요금을 받는다. 또 고속도로 통행요금은 다음달 25일부터 평균 5.2% 오른다. 이날 인상조치로 고속버스의 경우 서울∼부산 일반고속 요금이 1만7천1백원에서 1만8천4백원으로, 우등고속은 2만5천4백원에서 2만7천4백원으로 각각 오른다. 철도는 서울∼부산 무궁화열차가 2만1천원에서 2만2천9백원으로, 새마을호는 3만6백원에서 3만3천6백원으로 조정된다. 시외버스 요금은 서울∼속초가 1만5천원에서 1만6천2백원으로 인상된다. 서울∼부산 고속도로 통행료(승용차 기준)는 1만6천8백원으로 1천3백원 오른다. ◇ 인상 배경 =건교부는 이같은 인상률을 가이드라인으로 시내버스 요금조정 권한을 갖고 있는 각 지자체장에게 운임 인상을 권유, '시민의 발'(시내버스)이 서는 사태만은 막을 방침이다. 이처럼 건교부가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요금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만큼 '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파업을 막으려 한다'는 비난이 제기될 것이 틀림없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6대 도시 시내버스 노조는 10.6%의 임금 인상과 월 근로일수 하루 단축, 근속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며 오는 25일 찬반투표를 거쳐 28일 오전 4시부터 파업에 돌입키로 결정한 상태다. ◇ 물가인상 압박 =이번 교통요금 인상은 시내버스와 지하철 요금의 연쇄 인상을 초래, 올 물가관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종희 건교부 수송정책실장은 "이번 요금 인상은 올 소비자 물가를 0.035%포인트 더 끌어올리는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통개발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시외.고속버스 운임 조정은 결국 시내버스 요금 인상을 위한 포석이며 시내버스 요금이 인상될 경우 결국 지하철 요금도 같은 수준으로 올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물가에 연쇄 파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 조홍래 연구위원은 "지난해 정부가 약속한 버스 업계에 대한 광범위한 통폐합 계획이 지지부진한데다 철도청 구조개혁 작업도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며 "요금 인상뿐 아니라 효율적인 교통정책을 통한 경영 합리화 방안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