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하락했던 것은 구직을 포기한 이른바 '실망실업자(失望失業者)'가 늘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어음부도율이 떨어진 이유는 외환위기 이후 다수의 부실기업이 이미 퇴출됐고 어음사용이 축소돼 연쇄부도 위험이 줄어들어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지표간 상충현상에 대한 검토' 자료에 따르면 작년 경기침체 상황에서 실업률이 오히려 떨어진 것은 구직포기 인력이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며, 서비스 산업의 고용증대와 자영업자 증가 등의 요인도 작용했다. 한은은 경기호전과 함께 실망실업자들이 구직활동에 나설 경우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더라도 실업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어음부도율이 낮아진 것은 외환위기 후 이미 다수의 부실기업들이 퇴출된 데다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 등으로 기업의 경기 대응력이 강화된 덕분으로 풀이됐다. 어음부도율은 앞으로 경기가 회복될 경우 더 낮아지겠지만 최근 어음 대신 현금성 결제가 늘고 있어 어음부도율이 경제지표로서 갖는 유용성은 떨어질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