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아이아코카 전 크라이슬러 회장이 다임러크라이슬러 AG의 고문이나 대변인 자격으로 회사에 복귀하는 문제를 놓고 비밀협상을 가졌으나 위르겐 쉬렘프 다임러크라이슬러 회장의 막판 거부로 무산됐다고 `디트로이트뉴스'가 17일 보도했다. 아이아코카는 이날짜 '디트로이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또 위르겐 쉬렘프 다임러크라이슬러 회장이 다임러-벤츠와의 `동등한 합병'이라는 당초 입장과 달리 크라이슬러를 인수기업의 한 부문으로 존속시킬 구상이었음을 나중에 시인했다며 유감을표시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크라이슬러는 나의 인생이었던 만큼 최근의 회사상황에 대해비통함을 느낀다"고 말하고 "다임러크라이슬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으나 이회사는 하나의 독일기업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아이아코카는 또 지난 99년 12월 쉬렘프 회장과 첫 대면을 가진데 이어 2001년말까지 대화가 이어졌으나 이후 슈렘프 회장이 그의 전화를 받지않으면서 관계가 단절됐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쉬렘프 회장의 한 대변인은 크라이슬러 문제에 대해 아이아코카와여러 차례 협의한 적이 있다고 확인했으나 더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변인은 쉬렘프 회장이 아이아코카 전 회장에게 합병 이후의 다임러크라이슬러에서 `능동적인 역할담당'을 맡아줄 것을 제의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쉬렘프 회장은아이아코카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그러나 아이아코카 전 회장은 자신은 지난 98년 다임러-벤츠의 클라이슬러 인수작업을 총괄지휘했던 쉬렘프 회장에 끌려다녔다며 그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않았다. 그는 특히 쉬렘프 회장이 클라이슬러 인수를 `동등한 법인합병'이라고 주장했으나 나중에 파이낸셜타임스와의 회견에서 크라이슬러를 동등한 파트너라기 보다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한 부문으로 삼으려는 구상을 갖고 있었음을 실토했다고 비난했다. 아이아코카 전 회장은 또 지난 98년 다임러-벤츠의 인수 이후 기울고 있는 사세를 개탄하면서 특히 봅 이튼을 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로 내세운 자신의 결정은실책이었다고 시인했다. 아이아코카는 무려 14년간 클라이슬러를 이끌어온 전설적인 경영인으로 지난 92년 퇴임했지만 작년 파이낸셜 타임스의 독자여론조사에서 11위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영향력있는 재계인사로 남아있다. (디트로이트 AFP=연합뉴스)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