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업계에 투자기업 M&A(기업인수합병)바람이 불고 있다. 코스닥 등록심사가 갈수록 까다로워지면서 투자기업의 코스닥 등록을 통한 투자자금 회수에만 의존해서는 수익증대를 꾀하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벤처캐피털들 사이에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KTB네트워크[30210], 한국기술투자[19550], 산은캐피탈[08270], 무한기술투자[34510] 등 벤처캐피털들은 올들어 M&A를 투자대금의 회수방안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KTB네트워크는 지난해에 투자기업인 한시큐어를 안철수연구소에 M&A시킨데 이어올해는 인터넷분야 3∼4개 업체, IT(정보기술)분야 1∼2개 업체 등 5∼6개 투자기업의 M&A를 계획하고 있다. KTB의 김승일 팀장은 "미국 벤처캐피털은 나스닥 상장보다 투자기업의 M&A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며 "올해는 투자기업의 M&A 활성화를 위해M&A 전담팀 구성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KTB 미주법인의 경우 지금껏 투자기업의 나스닥 상장이 13건, M&A가 7건일 정도로 M&A를 통한 투자회수가 활성화돼 있으며 최근에도 투자업체인 와이즈넛을 룩스마트사에 매각했다. 최근 M&A 전담팀을 구성한 한국기술투자는 투자기업의 사후관리과정에서 코스닥등록 가능 기업과 M&A 대상 기업을 구분해 투자회수를 효율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기술투자의 서정기 팀장은 "최근 코스닥 예비심사의 통과율이 50%에 지나지않아 코스닥 등록외에 다양한 투자회수경로를 모색하게 됐다"며 "현재 투자기업에대한 전면적인 구분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캐피탈은 섬유업체 1개, 화학업체 1개, 기계업체 1개 등 주로 제조업 분야를 중심으로 5∼6건의 M&A를 진행하고 있다. 산은캐피탈은 이와 함께 코스닥 등록이 여의치 않은 투자기업에 대한 M&A를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올해 총 1천억원 규모의 구조조정 및 M&A 전용펀드를 결성할 방침이다. 무한기술투자의 경우 지난해 추진했던 국내 벤처기업 언아더월드와 미국 AMEX증시 상장기업인 CI사와의 역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판단 아래 해외 M&A를 올해 2건 더 추진할 계획이다. 무한기술투자의 신백규 차장은 "국내기업과 미국내 상장기업의 주식교환을 통한역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미국증시에서의 주식매각을 통해 상당한 투자이익을 거둘 수 있어 해외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