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직물회사로 탄생한 제일모직은 지난 89년 ABS.PS 공장을 준공하면서 화학사업에 뛰어들었다. 96년 EMC(반도체회로보호제) 출시를 계기로 9가지 정보통신소재를 개발 완료했으며 97년에는 인조대리석으로 영역을 넓혔다. 화학사업은 지난해 매출이 전체 1조7천3백억원의 43%인 7천3백억원을 차지해 확고한 주력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여전히 직물과 패션이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정보통신소재 매출비중은 2%(4백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제일모직은 올해 구미에 IT단지를 준공하는 것을 계기로 회사의 무게중심이 직물.패션에서 화학.정보통신소재로 넘어가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화학사업에서는 ABS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23%로 2위,휴대폰용 수지가 50%로 1위다. 역사가 짧은 정보통신소재 부문도 EMC와 EMS(전자파차폐재)가 모두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라는 국내 최대 전자회사를 주요 거래선으로 잡고 있는 것도 제일모직이 안정적으로 이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밑받침이 되고 있다. 제일모직은 내부적으로도 성공적인 변신의 원동력을 갖춰 왔다. 제일모직은 97년 3천7백27명이었던 종업원수를 지난해 2천1백97명으로 41%나 감축해 군살을 뺐다. 화학과 소재 등 부가가치 높은 사업에 과감히 진출해 매출은 98년 9천7백억원에서 지난해 1조7천3억원으로 뛰었고 경상이익도 4백42억원의 적자에서 8백22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마이너스 5%에서 지난해엔 5%로 대폭 개선됐다. 제일모직은 2년 연속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매출목표는 1조8천5백억원이다. 정보통신소재에서 9백억원을 달성해 매출비중을 5%로 높이는 게 주요 목표다. 제일모직은 정보통신소재 사업 매출을 2005년까지 4천5백억원으로 끌어올리고 경상이익 1천억원을 실현할 계획이다. 반도체소재 1천5백억원,디스플레이소재 8백억원,2차전지 5백억원,EMS와 페이스트 등 기능성소재에서 1천4백억원을 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제일모직은 CMP슬러리(반도체 연마제) EMS 등의 주요 제품으로 세계 시장에서 10%를 점유해 국내 1위의 정보전자소재 종합업체로 성장한다는 장기 비전을 마련해 놓았다. 이를 위해 앞으로 4년동안 기술개발에 2천3백억원을 투자하고 그룹 관계사들과의 공동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