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50억달러짜리 개발도상국 원조프로그램을 발표한 가운데 영국은 14일 미국의 개발도상국 추가 원조 공여 계획이 세계은행의 차관 프로그램을 파멸시킬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영국의 클레어 쇼트 국제개발장관은 이날 BBC 방송에서 차관을 공여로 바꾸어 빈곤국들을 원조한다는 미국의 계획은 인기에만 영합하는 것이며 세계은행의 최빈국 차관 프로그램을 파멸시키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쇼트 장관은 유럽연합(EU)이 오는 2006년까지 자체 원조 예산을 70억달러로 늘린다는 방안에 합의할 수 있도록 영국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EU는 다음주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리는 재정발전국제회의(ACFD)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대해 해외 개도국 지원금을 대폭 증액토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인권 존중과 부패 척결, 시장개방에 나서는 개도국들에 대해 오는 2004년부터 3년간 5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미주개발은행(IADB) 총회 연설을 통해 50억달러는 기존 원조금액 외에 추가로 지원하는 것이며 당연히 의회 인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과 EU는 세계은행의 최빈국 대출금중 50%를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원조금으로 전환하겠다는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의 방침이 세계은행의 개발도상국 지원프로그램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쇼트 장관은 부유국들이 추가 원조에 나서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환영한다면서 그러나 접근방법에 대한 논란은 세계 지도자들이 개도국들에게 보내고 싶어하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원을 추가로 내놓지 않으면 원조 계획이 실행에 옮겨질 수 없다는 점을 미국에 설득하기 위해 몬테레이 정상회담에 참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국 정상들은 18일부터 몬테레이에서 열리는 재정발전국제회의(ICFD)에서 2015년까지 세계 빈곤을 50% 줄이기 위한 기금 충당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세계은행은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유국들이 빈곤국들에 지원해야 하는 전체 원조금액이 매년 400억-500억달러 정도 늘어나야 한다고 추정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