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매출이 더 이상 하이테크업계의 전반적인 사업환경을 판단하는 신뢰성있는 지표가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가트너의 피터 손더가드 연구원은 "반도체가 거의 모든 하이테크제품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재료가 됐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며 "그러나 산업구조의 변화로 일부 경우에 있어서는 반도체업계의 상황이 실제로는 후행지표가 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들어가는 하이테크제품이 즉시 판매되지 않는데 따른 것이라며 실제로 지난해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면서 통신장비업계의매출 전망이 빗나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편으로는 최근 들어 많은 제조업체들이 최종상품의 판매를 거의 마친 시점에 반도체를 구매하는 `수요대응형 생산 및 부품주문'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매출이 선행지표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반도체보다는 오히려 최종제품 생산업체들의 상황이 반도체업계보다 하이테크업계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포착해 내는 지표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골드먼삭스 증권의 찰스 엘리어트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국 상무부 등이 발표한 반도체재고 감소 조사결과는 잘못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도 하이테크시장의 상황은 상당기간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가트너의 피터 손더가드 연구원은 "휴대폰 단말기와 PC를 재판매하는 점포 및 기업들의 재고 수준이 전체 하이테크업계의 상황을 진단하는 더 좋은 선행지표가 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