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인들은 한국에 대해 세금제도와 영어구사능력이 싱가포르와 홍콩에는 못미치지만 도쿄나 상하이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국내 경제는 상하이 홍콩 싱가포르 다음에 랭크시켰으나 도쿄보다는 낫다고 답했다. ◇ 글로벌화.노동시장 바닥 수준 =글로벌화 정도는 상하이를 매우 우수(Very good)한 것으로 평가한 반면 5개 지역중 서울을 유일하게 취약(Bad)한 곳으로 꼽았다. 외환거래규제와 출입국관리는 상하이와 서울이 취약하다고 답했으나 서울이 더 규제가 심하다고 응답했다. 서울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면에서도 도쿄와 함께 취약 지역으로 꼽혔다. 다국적기업인들은 홍콩 싱가포르를 제외한 한국 상하이 도쿄를 다같이 사업하기 좋지 않은 지역(Unattractive place to do business)으로 꼽았으며 이중 한국을 가장 취약(Bad)한 지역에 랭크시켰다. 특히 한국의 국가이미지는 5개 지역중 유일하게 부정적(Negative)으로 나타나 시급히 조치가 취해져야할 부분으로 지적됐다.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나 외환거래 규제에 대한 응답은 예상한 결과였지만 한국의 이미지가 이렇게 나쁘게 비쳐지고 있다는데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존스 회장은 "CNN등 매스컴을 통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노출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여기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한국을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해외에 비쳐지는 국가 이미지는 정반대여서 수출과 투자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국가이미지 개선 시급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한국이 아시아의 비즈니스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세제 △외환거래규제 △노동유연성 △국가이미지 △언어 등 5개 분야를 특히 개선해야 한다고 주한미상의는 밝혔다. 국가이미지 개선 방안으로 정부가 예산을 편성하고 전문가를 끌어모아 장기적인 이미지 마케팅 전략을 세울 것을 제안했다. 싱가포르와 홍콩 등 국가이미지 관리에 성공한 지역을 벤치마킹하는 것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세율면에서는 개인소득최고세율을 싱가포르와 홍콩 수준인 20%선으로 낮추고 외국인들에게 주어지는 교육비 주택 자동차 등 생활보조비에 대해 과세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외환 수취 송금 규제를 폐지해 외환 거래 편의를 도모해줄 것과 의무적인 퇴직금 제도를 없애거나 법인 연금 프로그램으로 대체해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생활 사무 영어회화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스 회장은 "아시아 경제가 중국 한국 일본 세축을 중심으로 굳혀지고 있는데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비용이 높아 다국적기업들이 본부 이동을 검토하고 있다"며 "5대 핵심과제를 해결하면 지리적 우수성과 우수한 인프라를 발판으로 한국이 아시아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주한미상의는 월드컵을 계기로 서울특별시 및 산업자원부와 공동으로 다국적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아시아본부 책임자등 50여명을 한국에 초청해 사업환경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주한미상의가 이날 발표한 '2002 한국 비즈니스 환경 조사'는 미국 경영 잡지 포천이 선정한 5백대 기업중 서울 도쿄 상하이 싱가포르 홍콩 5개지역에 진출한 1백개 회사의 2천여명 최고경영자와 의사결정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