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 거의 전무할 정도로 부진했던 올해조선업체들의 수주가 이달 들어서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9.11 테러 이후 계속된 경기침체에 연초 엔저사태까지 겹쳐 올해 국내 업체들의 수주를 어둡게 보는 시각이 많았으나 최근 세계 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면서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선박 발주시장도 서서히 풀리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9540]은 12일 그리스 골든 유니언사(社)와남아프리카 공화국 샤프마린사로부터 총 5척의 살물선(Bulk Carrier)을 동시에 수주했다. 이번 수주는 지난해 선박수주 실적(20억달러)이 당초 목표치(33억달러)에 크게 못미쳤던 현대중공업이 올들어 처음으로 성사시킨 선박 수주건으로 금액은 1억8천만달러 정도. 현대중공업은 이에 앞서 이달 초에는 해양.플랜트 사업 부문에서 나이지리아 쉘석유회사가 발주한 총 5억8천만달러 규모의 원유터미널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대우조선은 지난 1월 인도 국영해운 회사인 SCI로부터 15만t급 유조선 2척(1억달러)을 수주, 연초 국내 업체들 중 거의 유일한 수주기록을 세운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14만500㎥급 LNG(액화천연가스)선 4척을 6억4천만달러에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10척의 LNG선을 수주한 대우조선은 올들어서도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을 대량으로 수주, 올해 총 수주목표(30억달러)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10140]도 VLCC(초대형 유조선)를 비롯한 유조선 5척과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1기 등 수주 프로젝트 2건의 성사 여부가 이달 중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현재 막바지 협상을 진행중이다. 중형 조선업체인 STX조선(옛 대동조선)도 이달들어 그리스 타깃 마린사로부터 4만5천800t급 정유운반선(Product Carrier) 3척을 1억 달러에 수주했으며 올해 중 4척의 옵셥분에 대한 계약도 추가로 체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작년 테러사태 이후 올 초까지 세계 시장에서 선박 발주자체가 아예 없어 우려감이 많았으나 최근들어 시장이 서서히 살아나는 분위기"라며 "하반기가 되면 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