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투자비를 마련할 때 외부 차입보다는 순이익 등 내부자금의 활용 비중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투자자금을 거의 1백% 내부유보금으로 조달하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선 여전히 자급도가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12일 '우리나라 기업의 자금부족 추이와 시사점'이란 자료에서 기업의 '투자재원 자급도(투자액중 내부유보 비중)'는 외환위기 이전 40% 안팎에서 외환위기 후 60%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에는 기업의 투자가 줄어든 반면 내부유보는 계속 증가해 투자자금 부족액(투자액-내부유보)도 크게 줄었다. 차입 등으로 메워야 할 투자자금 부족액은 △96년 69조원 △97년 60조원 △98년 25조2천억원 △99년 27조3천억원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2000년에는 자금부족액이 37조원으로 전년보다는 다소 높아졌다. 또 기업이 예비.투기적 목적으로 필요자금 이상으로 빌려 보유한 여유자금(외부자금조달액-자금부족액)도 지난 96∼97년 50조원 안팎에서 98∼2001년에는 30조원 이내로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주식.채권발행 등 직접금융 비중이 높아지고 불필요한 자금 규모도 크게 축소되는 등 기업의 자금조달 패턴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