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12일 미국과의 닭고기 분쟁과 관련, 러시아 조사단이 직접 미국내 닭고기 공장을 실사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미국에 촉구했다. 미하일 크라프추크 가축검역소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협상에서 러시아에 질 나쁜 닭고기를 수출하는 공장들에 대한 실사에 나설 수 있도록 해달라고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라프추크 소장은 또 "우리는 지금 미국이 보내온 800쪽 분량의 해명서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현재 모스크바에서 진행중인 러-미간 닭고기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농업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 동.식물검역소, 무역대표부(USTR) 등 요원들로 구성된 미 대표단은 11일 모스크바에 도착, 러시아 농업부 관계자들과 닭고기 분쟁 해결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미국의 최대 닭고기 수입국인 러시아는 앞서 지난 10일 식품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미국산 닭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해 미국측의 반발을 야기했다. 러시아는 이번 수입 금지 조치가 미국 닭고기에서 방부제 등 화학 성분과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이 최근 외국산 철강 제품에 최고 30%의 관세를 매기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한편 세르게이 단크베르트 러시아 농무차관은 이날 "러-미 양국은 앞으로 1주일 안에 항생제와 방부제, 호르몬제 사용에 대한 새 규정을 마련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미국산 닭고기에서 항생제가 검출된 것을 근거로 60일 안에 새로운 수입 제한 규정을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