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철강분야에서 취한 보호주의 무역정책을 농업과 반도체 분야로 확대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서 주목된다. 또 유럽연합(EU)은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역외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EU내착륙권을 제한하고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미국의 수입철강에 대한 고관세 부과로 촉발된 세계 무역전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0일 미 행정부가 유럽연합과 일본이 경기부양에 나서지않을 경우 국제무역 분야의 긴장이 철강으로부터 다른 분야로 확대될 것임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수입철강에 최고 30%의 고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미국 정부의 결정을 주도한 인물인 그랜트 알도나스 미 상무부 국제무역담당 부장관은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른 분야에는 농업과 반도체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해외에서 더욱 강한 성장세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무역부문에서 분쟁이일어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누차에 걸쳐 말해왔다. 장기간에 걸쳐 지속된 매우심각한 거시경제 문제에 대한 인내는 그정도에 그친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EU와 일본의 경기부양 실패는 달러화 강세와 결합돼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있는 미국의 농업과 첨단기술 산업의 회복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이들 분야를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통상조치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부시 행정부가 철강에 대해 취한 조치를 세계경제의 더 큰 문제들과 연계시킨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알도나스 부장관은 미국 정부가 철강문제로 야기된 국제적 비난에 대해 단호하게 맞설 방침임을 시사했다고 신문은 말했다. "일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악화돼야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고 그는말했다. 알도나스 부장관은 EU가 철강 수입관세 부과에 대한 대가로 다른 품목에 대한장벽을 낮추는 방법으로 20억달러를 즉각 보상하라고 요구한 것을 거부하겠다고 말하고 EU는 먼저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정부가 더 이상 금융시장 무력화에 대한 불안이 없기 때문에 무역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12일 회의에서 부당한 국가보조를 받고 있는 비EU항공기들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착륙권을 제한하자는 제안을 승인할 예정이어서미국과의 통상마찰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BBC방송과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항공 승객의 급격한 감소로 항공사들의 경영이 위기에 처하자 15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제공한 바 있으나 EU 회원국들은 항공사들에 대한 지원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EU 집행위 관계자들은 이같은 결정이 미국의 수입철강에 대한 고관세 부과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미국의 한 관리는 "잘못된 길을 택한 것으로 본다"고 우려를 표명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