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말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해 2조9천억원의 이익을 냈다"면서 "올해는 이를 초과달성하고 IBM 인텔 HP등 세계적 기업에 비해 뒤지지 않는 실적을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제 수 조원의 이익은 기본이 됐다. 지난 3년간 모두 12조원의 이익을 올렸고 올해도 대규모 이익이 예상된다. 반도체경기가 본격 회복되고 휴대전화 경기가 현재 추세를 유지하기만 한다면 사상최대의 이익을 올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일부에서는 "10조원 이익"이라는 꿈같은 경영성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포브스지는 2001년 세계 5백대 기업 순위 발표에서 지난 1999년 1백11위,2000년 94위였던 삼성전자를 70위에 올려놓았다. 한 유명 컨설팅업체의 대표는 "대규모 이익을 내면서 인재들이 몰리고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다시 이익창출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에 들어섰다"고 설명한다. 세계시장에서의 위상도 '월드클래스'수준으로 올랐다. 이익규모뿐 아니라 산업을 이끄는 리더십면에서도 GE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출시한 게임기 X박스를 디자인할 때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트너가 됐다. 소니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인텔의 CPU 펜티엄4,노키아의 PDA형 휴대전화 커뮤니케이터 등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제품 개발에도 빠지지 않고 초대됐다. 최근 열린 세계가전회의(CES 2002) 국제반도체학회(ISSCC)등 세계적인 행사에는 진대제 사장과 황창규 사장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각각 기조연설자로 초빙됐다. "표준을 제정하려면 반도체에서부터 가전까지 고루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와 제휴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세계적인 IT업체 CEO들이 우리를 찾고 있다"는 게 이윤우 반도체총괄사장의 설명이다. D램,S램,LCD,모니터 등 확고한 세계 1위 품목을 바탕으로 메모리에서 휴대전화로,이제는 디지털융합(컨버전스)제품으로 리더십을 확대해가고 있다. 세계적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로부터 2001년 '올해의 최고상품' 24개중 하나로 선정된 '스마트폰'은 PDA 겸용 휴대전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성공했다. 삼성전자가 세계적 기업의 반열에 오르는데는 많은 요인들이 작용했다. 이형도 전 삼성전기 부회장은 세계일류 제품을 만들고 세계일류 기업이 되고야 말겠다는 '일등주의'를 첫번째 요인으로 꼽는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우수한 CEO(최고경영자)와 임직원,합리적인 의사결정체계,기술제일주의,체계적인 교육및 인재육성,투명하고 깨끗한 기업문화 등도 큰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의 앞에는 미래의 수익원을 찾고 다른 기업들의 추격을 뿌리쳐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정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쟁력 배경과 향후 과제를 점검해 본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