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부대가 나가신다' 가장 남성적인 회사의 대표격이라 할 만한 현대중공업.이곳에 반장을 제외하고 전원 아줌마로만 구성된 작업반이 뛰어난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전기전자 시스템사업부 중저압차단기부(MCCB) 옵션반 12명의 '아줌마 부대'가 바로 화제의 주인공들이다. 정월자 배정숙 이재례 윤승옥 김성옥 이복순 안기춘 신정순 오수일 서남순 김도형 김정희씨로 구성된 '부대원'의 평균연령은 45세.16년 근속년수를 자랑하는 베테랑들이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각종 선박 통제실,발전소,화학공장 등의 차단기(MCCB)에 들어가는 알람장치,전압장치(UVT) 등의 액세서리를 만들고 설치하는 일이다. 이들이 올린 '전과'도 상당하다. 옵션반은 지난해 사업부?주례발표?에서 두번씩이나 금상을 차지했다. 제품마다 만든 사람의 이름을 부착하는 '제품실명제'를 실시해 전문성도 높였다. 이 반의 청일점인 허재영 반장(39)은 "여성의 타고난 섬세함을 발휘해 불량률이 1만분의 1에 불과하고 작업능률은 1백26%에 육박해 우먼파워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복순씨는 "자기 이름이 적힌 꼬리표를 단 차단기가 오대양을 누빈다고 생각하면 자부심이 솟구친다"고 말한다. '일 잘하는 아줌마들'로 통하는 옵션반은 휴식시간이나 점심시간에는 모두 한 자리에 둘러앉아 집에서 싸온 고구마,호박죽,부침개 등을 나눠 먹는다. 반원 생일 또는 집안경사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샴페인을 터뜨리며 조촐한 파티도 벌인다. '여자'라는 공통점 외에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고리는 모두 탁구 실력자라는 것. 사내 부서별 탁구대회 선수인 윤승옥씨는 "작업장 한 켠에 탁구대,허리 마사지 벨트 등이 마련돼 있어 틈틈이 건강을 다져온 덕에 산재(産災)는 옛말"이라고 강조할 정도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