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철강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 가드)에 따라 유럽철강업체들은 대미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아시아의 저렴한 제품이 대거 유럽으로 밀려들어 올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현지 전문가들이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은 제3국의 값싼 철강 제품으로부터 유럽의 철강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에 착수하는 등 본격적인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결정으로 유럽연합(EU)의 대미 철강수출중 최고 400만t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그것보다는 유럽이 제3지역 철강업체들이 생산하는 값싼 제품의 `자석'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 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CRU 메탈스' 자문회사의 파올로 버보토 연구원은 "유럽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미국의 이번 조치에 덜 직접 노출돼 있다"면서 "철강업체들은 제3국의 수출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문제때문에 더 큰 난관에 봉착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파스칼 라미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미국의 관세부과로 현지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잃은 아시아 등 다른 나라 철강업체들이 EU 시장에 덤핑공세를 취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이같은 사태에 대비해 세이프 가드 조항을 발동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미 위원은 "우리는 우리 산업과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세계 철강시장은 모두가 멋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서부의 무법지대가 아니다"면서 한국 등 주요 철강 생산국들과 공조해 수입철강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조치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런던 AFP=연합뉴스)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