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과 내수가 활기를 띠고 소비자와 생산자의 심리지수가 급속히 호전되고 있으나 경제전문가들은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경기과열을 논하는게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뜨거워지고 있는 아랫목(내수)과 아직도 냉랭한 윗목(수출)이 여전히 확연하게 구분되고 있다는 지적들이다. 따라서 한은이 조급한 금리인상으로 경기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는 일부 거품을 빼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증권시장은 아직 과열은 아니라는데 의견들이 일치했다. 금리정책을 논의할 7일 금융통화위원회에 앞서 4인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경기진단과 거시정책 방향에 대한 해법을 들어본다. ◇ 경기과열 아니다 =최근 주식.부동산시장과 경기지표의 빠른 회복에 대해 어윤대 고려대 교수는 "아직은 과열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한영 금융연구원 경제동향팀장은 "주가 상승은 경기 기대감이 반영된 것일 뿐이며 주가가 1,000포인트 가까이 가야 과열의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 소장은 "내수 의존적 경기회복은 지속이 어렵다"며 "일각의 과열 주장은 구체적인 근거 없이 하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센터장도 "인플레 압력이 없어 상반기까진 과열로 보기 어렵다"면서도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고 건설투자가 10% 안팎의 증가세를 지속한다면 하반기부터는 경기과열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 재정정책은 이견 =정부는 올 상반기까진 재정 조기집행 등 제한적인 내수진작책을 펼 방침이다. 그러나 3백조원에 달하는 가계대출과 소비 증가세, 두 자릿수 건설투자 증가율 등으로 내수 부양은 무리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반반으로 나뉜다. 어 교수와 정 팀장은 재정집행의 속도조절을 주장했다. 어 교수는 "경기활성화가 목적이라면 재정집행의 템포를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오 센터장과 허 소장은 현행 기조 유지를 주문했다. 오 센터장은 "올해 재정적자를 늘리는 정책이 아니므로 재정 조기집행 기조를 수정할 필요가 없다"고 부언했다. ◇ 금리인상은 하반기에나 =전문가들은 일부의 금리인상론에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허 소장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실제 거래를 파악해 세금을 물려야지 금리인상으로 막으려 한다면 빈대 몇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된다"며 하반기까지 기다릴 것을 주문했다. 오 센터장은 "저금리 기조를 바꿀 필요는 없지만 어느 시점부터 인플레 압력이 생길지가 관건"이라며 "금리인상은 기업의 투자가 많이 늘어나는 시점에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저금리 기조를 바꿔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면서도 "상반기 중에 물가안정을 위해 구태여 금리를 올릴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은 관계자는 "수출부진 등을 감안해 콜금리는 당분간 현 수준(연 4.0%)을 유지하고 5,6월 이후에나 인상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규.유영석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