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부호 12명의 재산이 멕시코 국내총생산(GDP)의 5.2%에 맞먹는 3백16억달러에 달한다고 현지의 일간 엘 우니베르살이 5일 보도했다. 신문은 최근 미국 경영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10억달러 이상을 보유한 전세계 재력가 4백97명 가운데 멕시코 갑부 12명의 재산을 합산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는 극심한 멕시코의 빈부격차가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멕시코 정부는 1억 인구 가운데 4천만명을 빈곤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중 1천8백만명은 최저임금(월 1백10달러)조차 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멕시코의 경제불평등 지수는 중남미 대륙에서는 8위,세계적으로는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멕시코의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포브스 선정 재력가에 오른 멕시코 부자의 수는 페소화 가치가 폭락한 '테킬라 파동' 이듬해인 1995년 10명에서 올해까지 2명이 증가했지만 재산가치는 1백64억달러에서 3백16억달러로 93% 늘었다. 부익부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의 빈부격차는 중소기업을 포용하는 정책의 부재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멕시코 전체기업의 92%를 차지하는 2백90만개의 중소기업은 국내 고용창출의 70%를 떠맡고 있는데도 GDP에 기여하는 비율은 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멕시코의 최고부자는 1백15억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카를로스 슬림 엘루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민영화된 전기통신업체인 텔멕스와 텔레콤의 소유주인 그는 지난 94년 멕시코의 경제위기 당시 재산이 37억달러였으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발효 등으로 경제가 회복된데 힘입어 재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