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5일 미국 철강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한국 등 외국에서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대해 8-30%의 관세를물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의 조치는 1974년 미국 통상법 제201조의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조항을 발동한 것으로 미국 철강업계와 노조는 즉각 환영했으나 미국내 철강수요 업체들과 아시아 및 유럽 등의 철강 수출국들은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 국제철강 분쟁이 예고되고 있다. 품목별 관세율은 석도강판과 냉연강판, 후판, 도금강판 등의 판재류, 열연 및 냉연 봉강, 슬라브가 각각 30%로 가장 높고 나머지는 ▲용접강관, 스테인레스 봉강,스테인레스 선재 각 15% ▲관연결제품 13% ▲스테인레스 와이어 8%의 순이다. 이번 조치는 오는 20일부터 한국, 브라질, 일본, 러시아, 중국, 독일, 터키, 프랑스, 호주, 네덜란드에서 수입되는 16개 철강 제품에 앞으로 3년 동안 적용된다. 미국은 그러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국인 멕시코 및 캐나다와 전체 수입 물량의 3%에 못미치는 개도국에 대해서는 세이프가드 발동을 배제한다고 밝히고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120일 동안 협의한 후 예외 인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품목은 제외할 수도 있다고 밝혀 협상의 여지를 열어 놓았다. 부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오늘 미국 철강산업과 근로자들이 외국 철강제품의대거 유입에 적응할 기회를 갖도록 돕기 위해 잠정적인 세이프가드 부과 결정을 발표한다"며 "이번 구제 조치로 철강 근로자와 철강에 의존하는 지역 사회 및 철강업계가 우리 경제에 피해를 주지 않고 조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의 결정은 미국 철강노조가 요구한 4년 동안 관세 40% 부과에는 미치지 못하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해 12월에 건의한 10-20%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한국은 연간 3억달러에 이르는 판재류와 5천만달러인 석도강판 등 총 6-7억달러 규모인 대미 철강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미국은 다만 포항제철이 미국의 USX와 합작으로 만든 미국내 자회사 UPI에 공급하는 연간 1억달러 규모의 열연 강판은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국 및 일본과 유럽 등의 철강 수출국들은 그러나 미국이 일방적으로 세이프가드를 발동한다면 세계무역기구(WT0)에 집단 제소할 방침이라고 벼르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