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20개가 넘는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 7대그룹으로 군림했던 쌍용그룹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지금은 5개의 주력 계열사만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전락했다. 물론 지난 2월말현재 공정거래위가 선정한 재계 서열은 12위로 높다. 그러나 자산서열만 그렇다는 것이지 내용을 뜯어보면 정상 가동되는 기업이 거의 없는 편이다. 현재 남아 있는 계열사는 16개. 쌍용양회 (주)쌍용 쌍용건설 쌍용정보통신 남광토건 등이 주력 계열사를 형성하고 있다. 이중 쌍용정보통신만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을 뿐 나머지 4개 회사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중이거나 채권단으로부터 채무조정을 받아 연명하고 있다. 그러나 4개 회사 모두 채권단의 적극적인 채무조정 덕분에 회생의 길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남광토건의 경우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워크아웃 조기 졸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주)쌍용과 쌍용건설은 최근 채권단의 감자(자본금 감축)결의로 상장(코스닥등록)폐지를 면했다. 쌍용양회도 1조7천억원의 출자전환과 2천억원의 신규지원 등으로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일 쌍용정보통신의 매각이 다시 추진될 경우 모기업인 쌍용양회의 회생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그룹은 외환위기 이후 다른 어떤 그룹보다 구조조정을 앞당겨 실시했다. 지난 1998년엔 10대그룹중엔 처음으로 계열사인 쌍용건설과 남광토건에 대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주력 계열사를 먼저 매각하는등 과감성도 보였다. 쌍용그룹의 발목을 잡았던 쌍용자동차의 경우 지난 1998년 대우그룹에 팔았다. 그래도 경영정상화가 되지 않자 쌍용증권(현 굿모닝증권)을 H&Q아시아퍼시픽캐피탈에,쌍용정유(현 S-Oil)를 사우디국영 아람코사에 각각 매각했다. 또 쌍용중공업과 골프장 운영업체인 용인개발도 팔았다. 최근엔 쌍용화재와 한일생명을 중앙제지 컨소시엄에 팔기로 본계약을 맺었다. 현재 남아있는 계열사는 용평리조트 국민콘크리트 쌍용캐피탈 등이다. 그러나 명맥만 유지하는 회사가 대부분이어서 주력기업인 쌍용양회의 회생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