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산유국인 러시아는 국제유가 부양을 위해 지속적인 감산에 나서달라는 석 유수출국기구(OPEC) 요청에 대해 공식답변을거부, 국제유가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마하일 카시야노프 러시아 총리는 4일 모스크바를 방문중인 알리 로드리게스 OPEC 사무총장과 회담한 뒤 러시아 정부는 최근의 경제상황 등 제반여건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 2.4분기에 러시아의 감산규모를 현행처럼 하루 15만배럴로 묶어두려는 OPEC방침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고 나아가서는 국제유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프라임-타스금융뉴스는 카시야노프 총리가 최근 러시아와 세계경제성장률, 원유 비축량, 석유소비 등 다각적인 요인을 고려해 감산유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카시야노프 총리는 그러나 OPEC와의 궁극적인 타협 가능성을 배제한 채 언제 공식답변을 공표할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아 OPEC의 감산유지 요청을 공식 거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러시아는 그간 OPEC 감산 요구에 부응한 석유수출 축소로 인해 국내 비축량이 급증, 유가하락과 이에 따른 원유생산업체들의 수익성 악화, 세수감소 등 상당한 부작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5일까지 현행 감산량을 유지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인 OPEC회원국들은 늦어도 이 때까지는 비회원국들과의 감산합의가 매듭지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로드리게스 사무총장 등 OPEC 고위 관계자들과 회담한 이고르 유소포프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다음달 1일까지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노르웨이와 멕시코 등 일부 OPEC 비회원국들은 오는 6월말까지 석유수출을 제한하기로 합의하는 등 OPEC와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한 상태다. 한편 OPEC와 러시아측이 감산관련 협의에 들어간 4일 런던시장 등 국제시장에서의 국제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북해산 원유는 거의 2개월만의 최고가인 지난 1일의 21.89달러(폐장가 기준)에서 21.66달러로 떨어지는 등 약세로 돌아섰다. 현재 OPEC 회원국들은 국제유가 부양을 위한 종전 합의에 따라 하루 150만배럴, 비회원국들은 하루 46만배럴 가량을 각각 감산하고 있다. (모스크바.런던=연합뉴스)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