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자동차 운반선 사업을 해외에 매각한다. 현대상선은 4일 노르웨이의 '빌 빌헬름센 에이에스에이(Wilh. Wilhelmsen ASA)사' 및 스웨덴의 '발레니우스 라인스 에이비(Wallenius Lines AB)사'와 자동차 운송사업 부문 매각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작년말부터 추진돼온 현대자동차로의 매각은 무산됐으며 현대상선의 자구계획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는 현대차가 '외국인 주주들의 반대때문에 더이상 현대 부실계열사를 지원할 수 없다'는 명분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국내에서 마땅한 매각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상선은 그러나 자동차 운반선을 해외에 매각하기 이전에 현대자동차와 5∼8년간의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는 방안은 계속 추진키로 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이 보다 유리한 조건을 현대차로부터 끌어내기 위해 '압박용'으로 해외매각 카드를 꺼냈을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자동차운반 사업에서 손을 떼면 현대·기아차의 중장기 수송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자산가치 5천억원 상당의 자동차 운반선사업 부문은 매각시 영업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5억~16억달러 정도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자동차 운송사업은 현대상선 전체 매출의 21%(1조2천억원)를 차지하면서 연간 1천5백억원 이상의 이익을 올리고 있는 핵심사업이다. 이번에 양해각서를 체결한 2개 해외업체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별도의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인수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과 해외컨소시엄은 향후 3∼4개월동안 실사과정을 거쳐 하반기쯤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빌 빌헬름센 에이에스에이사'와 '발레니우스 라인스 에이비사'는 지난 1999년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60척의 자동차 운송관련 선단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번에 72척의 선박을 갖고있는 현대상선의 관련 사업부문을 사들이면 보유선단은 총 1백32척으로 늘어나게 된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