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회) 5차회의가 약3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5일부터 11일까지 베이징(北京)의 인민대회당에서 펼쳐진다. 이에 앞서 3일 오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제9기전국위원회 5차회의가 인민대회당에서 개막돼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에 따른 폭증하는 실업과 인민들의 생활난, 빈부격차 해소 및 법륜공, 분리주의 척결 등 사회안정 문제들을 중점적으로 토의하고 있다. 전인대와 정협 회의를 앞두고 중국 기업인들을 대표하는 경제 단체인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中華全國工商業聯合會)가 사유 재산 보호 명문화를 요구하는 헌법 개정을 제안했으며 정협 회의에서 논의되고 있다.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5일 전인대 '정부공작보고'에서 ▲올해 약 7%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밝히고 ▲WTO 가입에 따른 각종 경제,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고 ▲대외개방 확대와 개혁 심화 ▲경제 환경 변화와 국유기업 개혁에 걸맞은 정부와 기업의 효율성 제고를 촉구할 예정이다. 주총리는 보고에서 또 ▲한반도문제, 대(對) 테러전 등 국제문제들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날로 증가하는 부패사건들에 대한 대대적인 척결을 강조하고 ▲대만이중화인민공화국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역설한다. 전인대는 6일에는 샹화이청(項懷誠) 재정부장이 올해 예산 초안 및 작년 예산집행 상황을 보고한다. 샹 부장은 중국이 무기와 전투력을 증강하기 위해 올해 국방비를 지난해보다 17.6%(252억위앤.미화 30억달러) 증액한 1천660억위앤(미화.200억달러)으로 책정했다고 밝힐 계획이다. 중국은 ▲인민해방군의 방위력과 전투력을 향상시키고 ▲현대기술 특히 하이테크기술의 변화에 따른 세계 정세의 변동에 대처하고 ▲군인들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고 ▲두뇌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예산을 증액했다. 중국의 작년도 국방예산은 약 1천410억위앤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37%였으며 올해 국방예산이 1천660억위앤으로 증액되면 GDP 대비 약 1.6%로 늘어나게 된다. 대만의 국제관계연구소의 인민해방군 전문가 아서 딩은 중국의 국방비가 2001-2005년도에 연간 15-17%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샹 부장은 예산 보고에서 또 WTO 가입의 '엄청난 충격'과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을 줄이고 경기를 자극하기 위해 올해도 재정 팽창 정책을 지속하며 이때문에 금년예산 적자가 사상최대인 3천98억위앤(미화.37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힐 예정이다. 이같은 예산 적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기준치에 아주 위험하게 근접하는 GDP의 3% 이상이며, GDP의 2.7%였던 작년 예산 적자 2천598억위앤보다 19% 늘어난 것이다. 올해 예산 세입은 1조7천914억위앤, 세출은 2조1천12억위앤이다. 전인대는 11일에는 최고인민법원 샤오양(肖揚) 원장의 '최고인민법원공작보고'와 최고인민검찰원 한주빈(韓서濱) 검찰장의 '최고인민검찰원공작보고'에 이어 정치결의를 통과시키고 폐막된다. 이번 회의는 중국 최고 지도부가 대대적으로 개편되는 가을철의 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大)를 수개월 앞두고 열려 아주 민감한 문제나 주요 인사 문제는 거론되지 않는다. 부총리, 국무위원 등은 새로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는 헌법 개정 제안서에서 "사유재산 보호 문제를 명문화하지 않으면 일부 민간 기업체들의 장래가 불분명해지며 이는 사회 안정에도 도움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두 회의를 앞두고 1989년 중국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사건의 희생자 유족들이 전인대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내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대해 유혈 진압의 책임을 물으라고 요구했다. 114명이 서명한 이 공개 서한은 리 위원장이 톈안먼 민주화운동을 폭력으로 진압한 배후 인물이며 그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말하고 전인대가 인민들과의 의사소통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했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