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물리학부 국양 교수팀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 실리콘 반도체보다 집적도가 1만배 높은 반도체소자를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고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로 실리콘반도체가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한 초고집적 탄소나노튜브 소자와 회로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국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굵기가 1.4㎚(1nm는 10억분의 1m)인 길다란 탄소나노튜브에 공 모양의 금속 풀러린이란 물질을 넣고 3일동안 가열하면 마치 반도체를 차례로 겹쳐놓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을 확인했다. 국 교수는 "풀러린이 들어 있는 구간과 없는 구간에서 에너지 차이(밴드갭)가 생겨 반도체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특히 풀러린 사이 간격을 3㎚로 줄여 지금까지 연구된 탄소나노튜브 반도체보다 실효성을 높였다. 기존 탄소나노튜브 반도체는 길이가 10㎛(1㎛는 1백만분의 1m)에 달해 실리콘반도체와 비교해 큰 이점이 없었다. 국 교수팀은 그러나 풀러린을 넣는 방법을 사용해 이같은 길이 문제를 해결했다. 국 교수는 "실리콘반도체는 30년간 고집적화를 이뤄 현재 크기가 0.1㎛로 줄었지만 더이상 줄이기엔 기술적,경제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탄소나노튜브 반도체 소자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 특허가 등록될 경우 향후 탄소나노튜브에 물질을 넣는 방식으로 개발하는 모든 상품에서 특허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28일자에 실렸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