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의 파업이 이틀째 접어들면서 화물열차 운행이 사실상 중단돼 물류대란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화물 운송 차질에다 철도 대신 비싼 육상수송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파업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하루 1백3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들은 파업이 이틀째 진행되면서 화물을 제때 수송하지 못해 곳곳에서 수송난을 겪고 있으며 운수업체도 화물차 부족으로 늘어나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운수업체들은 "파업 전에 이미 이틀분의 주문 물량을 수송했으나 27일부터는 기존 물량에 신규 주문까지 겹쳐 수출입 화물은 물론 생활필수품도 제때 공급하기 힘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수송 차질 =무역협회에 따르면 수도권지역의 수출용 컨테이너화물이 부산.광양항으로 제때 수송되지 못해 경인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화물이 쌓여가고 있다. 운송업체 관계자들은 26일 철도운행횟수가 3회에 불과해 당초 수송 예정물량의 40%를 실어나르지 못하는 등 화물 적체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철도를 통한 수출화물 수송량이 평소의 30% 수준에 그쳐 화물을 제때 선적할 수 없어 물류대란이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산업자원부가 수출화물 현황을 조사한 결과 철강 석유업계 산업공단 등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철강업계는 열차 5량 분량에 해당하는 화물을 수송하지 못했다. 산업공단의 경우 충청.경기 남부지역에서 컨테이너 33개를 나르지 못했다. 포항 공장에서 의왕 하치장까지 월 3천t의 강관제품을 철로로 수송해온 세아제강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되면 값이 비싼 트럭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수도권지역 공급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으로 인한 금전적 손실도 막대하다. 교통개발원과 철도청에 따르면 파업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하루 1백31억원에 달한다. 철도화물 미처리로 발생하는 하루 적체의 사회적 비용 48억2천만원, 철도화물의 도로 수송에 따른 추가비용은 12억2천만원 등이다. ◇ 화물차 확보.수송비 부담 '비상' =도로 화물수송 비용은 철도보다 20% 비싼데다 기업의 화물차 확보 전쟁이 빚어지면서 30% 가량 운임이 폭등했다. 한국제지와 한국석유공업은 육로수송으로 대체함으로써 수송비 부담이 각각 61.8%, 1백22%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유류업체는 철도의 수송비가 ℓ당 8원인데 반해 탱크로리는 운송단가가 25∼30원에 달해 수송비 부담이 3∼4배 증가했다. 수송물량의 18%를 화물열차에 의존하던 대한통운과 한진은 물량을 육상수송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화물차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주문마저 20% 가량 폭주, 시간이 흐를수록 야적장에 적체된 컨테이너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