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 출판 등 전통 산업에서부터 케이블 TV, 온라인 업체 등 미국 업계 전반에 걸쳐 소수 과점 체제가 확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5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미국 케이블 TV 시장의 경우 20년전만해도 수천여 군소 업체들이 참여했지만 앞으로 케이블 업체들의 합병에 따라 콤캐스트 등 3대 업체들이 시장의 6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6년 의회의 규제 철폐로 미국 통신 업계는 8개의 지역 전화회사로 분할됐지만 현재는 4개만 남았고 군소 업체는 다 사라졌다. 군수산업은 이미 과점 체제를 보여 록히드 마틴, 노스롭그루먼 등 5대 기업이 장악하고 있으며 최근 이중 하나인 노스롭 그루먼이 TRW에 대한 인수 합병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90년 대학 교재 시장의 35%를 차지하던 피어슨, 톰슨, 맥그로-힐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62%에 이르렀으며 작년만 해도 온라인 구직 업체도 10여개가 있었으나 현재는 3개 업체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처럼 21세기 초반에 들어 과점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정부 감독이 줄어들고 동시에 신기술 개발과 함께 기업가들의 역할이 증대되던 19세기 말과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업계의 과점화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것은 경비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데다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취임후 공화당 정권의 친 기업적 성향도 일조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과점 체제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싼 값에 제품을 공급할수 있고 제품의 표준화도 용이해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등 반드시 피해야만 하는 시스템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거대 기업들이 경제성장과 소비자들의 희생을 대가로 이익을 챙기고 경쟁 업체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기기 위한 약탈적 가격 형성을 가능케 함으로써 경쟁체제를 파괴할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특파원 kangfam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