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서민층을 겨냥한 기존의 저가판매에서 중상류층을 겨냥한 고가판매로 마케팅 전략을 바꾸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4일 세계최대기업(매출기준)으로 급성장한 월마트가 이젠 'BMW를 모는 중상류층'의 공략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그동안의 양적 성장 일변도에서 탈피,질적 성장도 추구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최고경영자(CEO)인 리 스콧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월마트의 주 고객층은 노동자로 대변되는 서민층. 이들과 월마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왔다. 창업주인 샘 월튼은 '질 좋은 상품을 매일 싸게'파는 특유의 저가전략으로 서민층의 열렬한 호응을 얻으며 고성장의 신화를 이뤘다. 하지만 스콧 사장은 한 번 구매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하는 '고급'고객을 확보해야만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하고 규모의 경제도 이룰 수 있다고 판단,'월마트의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월마트는 지금 점포 위치와 상품 수준등 주요한 경영정책을 바꾸고 있다. 원가절감을 이유로 철저히 교외지역에만 점포를 개설하던 관행을 깨고 최근들어 도시지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1백78개 신규 점포중 상당수는 텍사스주 플라노와 같은 부유층 거주지에 집중됐다. 상품도 기존의 화장지에서 낚싯대에 이르는 전통적 품목에다 중상류층이 선호하는 고급브랜드 의류,유럽산 주방용품,대형 디지털 TV등이 추가되고 있다. 이같은 전략 변경에 따른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대 고민중 하나는 서민적인 매장분위기를 요구하는 중하위층과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중상류층등 이질적인 고객층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이다.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투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칼 스타이트만은 "교외지역에는 더 이상 점포를 지을 만한 곳이 없다"며 "신규 매출을 창출하기 위해 기존 점포가 없는 도시지역으로 진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저가정책을 유지하기 위한 부단한 원가절감 노력,상이한 고객층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는 지역별 특화전략이 월마트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