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가 25일 새벽 총파업을 강행하면서 수도권 국철 운행횟수가 평소에 비해 20~30%로 줄면서 출근길 '교통대란'이 현실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인천.부천과 수원 및 의정부 지역에서 서울로 출.퇴근해온 시민들이 커다란 불편을 겪었고, 시민들의 '승용차 출근'이 늘면서 시내 곳곳에서 극심한 체증현상이 빚어졌다. 또 새마을호가 전면 중단되고, 무궁화호.통일호 등 도시간 철도 운행이 크게 줄면서 열차를 타지 못한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철도청을 비롯해 서울과 인천.경기도가 전철역에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임시 시외버스를 투입하는 등 비상 수송대책을 마련했으나, 출근길 수송공백을 메우는 데는역부족이었다. ◆ 수도권 전철 = 1호선의 국철구간인 서울역~구로, 구로~인천, 청량리~의정부,구간은 이날 출퇴근 최대 수용용량을 2~3배 초과하는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특히 각 구간의 전동차는 `콩나물 시루'를 연상케 할 정도로 승객들이 가득 찼으며, 청량리역을 비롯해 각 구간의 승강장에도 의정부 및 시내 방향 전동차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1호선 의정부선 국철은 평소 러시아워에 6분 간격으로 운행되던 전동차 배차 간격이 이날 2배 이상인 13~15분으로 늘었다. 또 청량리역에서 용산 방면 국철도 평소 10분에서 20~23분으로 배차간격이 늘어나 1시간에 3대꼴로 운행되고 있으며,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중앙선과 경춘선 여객열차는 상당수 운행이 취소됐다. 서울역~인천, 서울역~수원, 서울역~주안 등 경인선.경수선 국철은 전직 기관사출신과 비노조원이 투입되는 등 비상운행되고 있으나 운행 편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신도림역을 지나는 인천.주안 방향 전철은 평상시 23대에서 3대로, 수원 방향은 5대에서 2대로 줄었고, 상행선인 의정부 방면은 14대에서 6대만 운행되고 있다. 특히 용산에서 부평 등 수도권 도시와 서울을 연결하는 직통 전철의 절반 이상이 운행을 중단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분당.일산선의 경우 역무원이 대부분 파업에 동참, 자리를 이탈하는 바람에 일부 시민들이 지하철 승차권 자동판매기에서 줄을 길게 늘어서는 등 승차권 구입에애로를 겪었다. ◆ 전국 철도망 차질 = 철도노조 파업으로 전국의 철도망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서울~부산 새마을호 열차가 출발했으나 이후 새마을호는 전면 중단된 상태며, 수송능력이 상대적으로 큰 무궁화호와 대도시 통근열차(통일호)만 현재 5~20%선에서 운행되는 실정이다. 항공기와 고속버스 등 대체교통 수단을 감안해도 전국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철도망의 타격이 심각하게 나타나 사실상 사실상 전국의 `발'이 묶여버린 실정이다. 경부선 하행선의 경우 평소 70편에서 17편, 호남선은 31편에서 5편, 전라선 17편에서 2편, 장항선 18편에서 4편으로 감소하는 등 전체 139편에서 32편으로 23%만운행되고 있다. 상행선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경부선 상행선의 경우 70편에서 17편, 호남선은 31편에서 6편, 전라선 17편에서 3편, 장항선 18편에서 4편으로 각각 줄어 전체 139편중 30편만이 운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배차시간도 크게 늘어나 경부선의 경우 평소 15분마다 1대꼴이었으나이날은 1시간마다 2편꼴로 운행되고 있으며, 이는 저녁부터 더 늘어날 전망이다. 철도청에 따르면 현재 파업참가 인원은 전체 2만4천862명중 16.6%인 4천700여명이며, 이 가운데 승무원은 3분의 2가 파업에 참가중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 교통체증.시민불만 = 철도 파업으로 시민들의 `승용차 출근'이 늘면서 시내로 들어오는 곳곳에서 교통량이 늘어나 교통체증을 부채질했다. 특히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시흥대로, 경인로 등 서울과 인근도시와 연결된 도로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 지역에서 평소보다 20여분 이상 지체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 시내 교통도 도심 전 구간에서 정체현상을 빚은 가운데 평소 소통이 원활했던 한강대교 남단에서 북단 구간이 이날 파업으로 극심한 혼잡을 보이기도 했다. 부평에서 용산까지 직통전철을 이용하는 회사원 송근철(48)씨는 "새벽에 집을나섰지만 기다리는 전철은 오지않고 승객들만 승강장에 붐벼 버스를 타고 신도림까지 왔다"면서 "철도와 같은 기간산업 파업은 정당치 못하다"고 말했다. 신도림역에서 수원까지 출근하는 백지섭(31)씨는 "출근시간에 전철을 20여분 이상 기다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공공부문 노조의 주장에는 공감하지만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