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가 3월 1일부터 명실상부한 역내 공용 통화가 된다. 지난 1월 1일 역내 통화로 공식 통용되기 시작했으나 기존 통화들도 병행되던 것이 오는 28일 자정(현지시간)부터는 유로화만 공식 통화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유로권 국가들 가운데 네덜란드, 아일랜드 및 프랑스는 이미 앞서 구통화들을 퇴장시켰다. 네덜란드의 플로린은 지난달 27일자로 사용 중지됐으며 아일랜드 폰트의 경우 지난 9일 막을 내렸다. 프랑스 프랑화도 지난 17일 사용이 중지됐다. 이런 가운데 오스트리아, 벨기에, 핀란드,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룩셈부르크,포르투갈 및 스페인도 오는 28일까지만 자국 통화의 병행 사용을 인정한다. 이후는 모두 유로만 사용하게 된다. 그렇다고 기존통화 사용이 실질적으로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경우 내달부터 시중은행들은 각자의 내부 방침에 따라 구통화를 유로와 환전해준다. 중앙은행은 무기한으로 구통화를 유로와 환전해준다. 자금 결제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그러나 그간의 병용 때와는 분명히 다르다. 식당이나 상점등에서는 구통화를 전혀 사용할 수 없다. 유럽 지도자들은 구통화의 완전 퇴진을 앞두고 유로화 성공에 다시 한번 강한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은 유로화가 "전례없는 성공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도 "엄청난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유로권 최대 경제국으로 구통화인 마르크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독일에서조차 유로 찬양의 강도가 높다. 한스 아이헬 독일 재무장관은 "우리가 마르크를 망각해서는 안된다"면서도 그러나 "(마르크에 대한) 향수나 여한은 없다"고 말했다. 그간 유로 환전에 따른 일부 잡음과 물가상승 요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인플레를 부추기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한 예로 프랑스의 경우 1유로가 6.55957프랑으로 소수점 이하가 많았던 관계로 이를 식당 등에서 사사오입하면서 일부 시비가 있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우려했던 것과 같은 부작용은 없었다고 관계자들은 강조한다. 이제 관심은 유로의 성공적인 정착이 EU의 궁극적인 정치 통합에 어떤 영향을줄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돈은 합쳤지만 회원국들의 경제정책을 통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밑에서의 혁명'이 성공한 마당에 그 여파가 `위의 혁명'에 과연 어떤 효과를 미칠지가 주목된다. (프랑크푸르트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