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동통신업계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휴대폰 도난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휴대폰기기 인식번호를 공동 관리키로 합의했다. 버진 모바일사 관계자는 24일 성명에서 "영국의 5개 이통업체들이 공동 대응을 작업중"이라고 밝혔다. 휴대폰 도난 방지에 주력해온 휴대폰도난대응포럼(Micaf) 관계자는 "도난된 휴대폰의 국제인식번호(IMEI)를 5개사간에 서로 알게해 해당 기기가 개통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이 6주안에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조작을 통해 도난된 휴대폰의 IMEI를 바꾸는 것이 여전히 가능하기 때문에 이 대책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Micaf측은IMEI를 조작하는 것을 불법으로 단속하는 입법도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Micaf는 그러나 이번에 이통업체들이 공동으로 조치를 취하는데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공동 조치에는 오렌지, 버진, 원투원, 셀넷 및 보다폰 등 영국내 5개 이통업체가 모두 참여했다. 그러나 오렌지, 버진 및 원투원의 경우 도난 휴대폰의 IMEI를 인식해 개통을 중지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반해 셀넷과 보다폰은 아직까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내무부와 경찰은 이통업체들이 모두 IMEI를 인식해 도난 휴대폰 사용을 완벽하게 저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압력을 가해왔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도난된 휴대폰이 71만대에 달한데 이어 올들어 지난 9월까지도 그 규모가 전년동기비 26% 증가한 상태다. 당국은 얼마전 삼성전자 영국법인이 보관하던 휴대폰이 대량 도난되고 휴대폰을 강탈하기 위한 10대 폭력 사태가 꼬리를 물자 이통업계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