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나 기업의 신용정보를 제공하는 '신용정보사업(CB:Credit Bureau)'이 과열경쟁으로 중복투자 우려를 낳고 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는 이번주 중 본격적인 신용정보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연합회와 4∼5개 시중은행 신용정보 담당자들로 구성된 '신용정보사업작업반'을 구성한다. 은행연합회는 은행공동망을 통해 관리하고 있는 금융권의 개인과 기업에 대한 신용정보에 공공정보 등을 추가, 종합적인 신용정보서비스를 사업화한다는 복안으로 은행권의 동의를 모으고 있다. 신용카드.리스.할부금융업체 등으로 구성된 여신전문금융협회도 지난주 신용정보사업을 위한 외부 관련기관과의 협의를 시작했으며 이미 축적된 신용카드 관련 개인정보 등을 더욱 확대해 우선 비영리 정보서비스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또 한국신용평가정보는 오는 28일 은행, 카드사, 캐피탈사, 신용금고연합회 등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CB 출범식을 가지며 한국신용정보 역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등 신용평가사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시중은행인 국민은행도 은행과 계열 카드사 회원 등의 개인 거래내역을바탕으로 독자적인 신용정보사업 추진에 대한 기본 검토를 마치고 본격 추진을 준비중이다. 금융계의 각 기관과 단체가 신용정보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신용정보가 금융산업의 핵심분야로 자리잡아가고 있을 뿐아니라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수익성 좋은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과열경쟁은 중복투자로 인한 사회적 비용증대는 물론 수익성 자체도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신용정보사업에 대한 현재 상황은 재정경제부의 CB관련법 정비에 앞서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이는 양상"이라며 "좀더 신중한 사업성 검토와 기관간 협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신용정보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제근거도 없어시장원리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며 "무리한 경쟁적 진출은 체계적인 신용정보를 축적하기도 어려울 뿐아니라 수익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은 혼란스런 상황이 아니라서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며 "조만간 사업진출을 희망하는 기관이나 단체들간 자체적인 '손잡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