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매각협상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하이닉스 채권단이 내놓은 수정 제안에 대해 미국 마이크론이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매각협상은 타결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수도 있고 결렬되는 쪽으로 흐를 수도 있다. 양측이 모두 배수진을 치고 있어 향후 상황을 예측하기는 극히 어려운 분위기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제값을 받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마이크론이 제시한 MOU(양해각서) 초안의 조항들을 조목조목 수정해 제안했다. 반면 마이크론은 조기 결론을 요구하며 채권단을 압박하고 있다. ◇ 수정안의 내용 =채권단은 40억달러의 총 매각대금을 수용하되 세부 조건들에 대해서는 대폭적인 수정을 요구했다. 채권단이 가장 중시하는 대목은 주가산정 기준일. 당초 마이크론의 초안에서는 MOU 체결 직전 5일 평균치를 기준으로 했으나 채권단은 MOU 체결일 직전 1주일 1개월 2개월 평균치 중 중간가격을 제시하기로 했다. 또 평가 가격을 최저 35달러 이상으로 잡은 조항도 거부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최근 기준으로 마이크론 1주는 마이크론측 초안(37달러 수준)보다 3달러 가량 낮은 약 34달러 수준으로 평가된다. 마이크론 안보다 8백만주 이상을 더 받을 수 있어 3억달러 이상의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채권단은 30년 만기 연리 2%의 후순위채 4억달러 인수를 수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수정안에 포함시켰다. 채권단이 받는 마이크론 주식을 에스크로 계좌(입출금을 제한하는 계좌)에 묶어두는 것도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이닉스에서 분리되는 메모리 법인에 대한 11억달러의 신규자금 지원요청에 대해서는 시장 금리를 적용하자고 수정 제안했다. 또 최대 3년으로 돼 있는 마이크론 주식매각제한 기간을 1년으로 줄이자고 요구했다. ◇ 향후 전망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채권단의 제값받기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지는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마이크론은 그동안 하이닉스와의 협상 때문에 신규 투자를 하지 못한데다 최근 D램 가격 상승으로 하이닉스 인수의 필요성도 높지않다며 조기 타결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하이닉스는 최근의 D램 가격 상승을 반영,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고 적어도 30년 만기 후순위채 인수요구 등 일부 독소조항은 절대 그대로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주가산정 기준일 변경에 대해 마이크론은 인수비용 증가를 우려, 당연히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채권단 관계자들은 양사의 제휴발표 이후 주가가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기준일 조정안을 마이크론이 수용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택.김준현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