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는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석유 수출을 다시 늘릴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데 자극받아 20일 급락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이날 런던시장에서 배럴당 19.98달러를 기록해전날보다 54센트 떨어졌다. 뉴욕시장의 서부텍사스경질유 4월 인도분도 60센트 떨어진 20.28달러로 주저앉았다. 유가가 이처럼 떨어진 것은 이날 소집된 러시아 각의가 그간 실행해온 석유수출쿼터 감축을 연장하는 결정을 내리지 못한데 영향받은 것이다. 미하일 카시야노프총리 주재로 러시아 주요 석유회사 간부들이 배석한 가운데 열린 각의는 올해 2.4분기에도 석유 수출을 지금처럼 감축된 수준으로 유지할지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에도달하지 못했다. 소식통들은 이날 각의에서 "더 논의해야할 많은 문제들이 있다"는견해가 중론이었다고 전했다. 카시야노프 총리는 이달 앞서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과 유럽 경제가 회복세를보일 경우 러시아가 2.4분기부터 석유 수출을 다시 늘릴지 모른다는 점을 시사했다.이는 러시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앞서 합의한 수출감축 약속에 위배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OPEC의 알리 로드리게스 사무총장과 릴와누 루크만 의장은 내달 모스크바를 방문해 석유 수출을 다시 늘리지 말도록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하루 약 700만배럴의 석유를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가 석유 수출을 다시 늘릴 경우 `유가 전쟁'이 촉발될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스크바 소재 르네상스 캐피털 뱅크의 보고서는 "러시아가 석유 수출을 다시늘릴 경우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러시아 석유회사들이 공급과잉에 따른 유가 하락에 내수 감소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수출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수출쿼터 감축을 다음 분기에도 계속 이행할 것임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런던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