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피터 헤인 유럽 담당 외무차관은 경제여건이 적합하다면 내년에 유로화 도입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19일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헤인 차관은 그러나 찬성 쪽으로 투표 결과가 나오더라도 오는 2005년 이전에는 파운드화가 유로로 대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BBC는 밝혔다. BBC에 따르면 헤인 차관은 이날 발행된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회견에서 영국은 유로를 채택하느냐 아니면 유럽에서 고립되느냐는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로 도입이 불가피한 것은 아니지만 그 대안인 고립도 훌륭한 일이 못된다고 덧붙였다. 헤인 차관은 또 "분명히 말해 유로의 적들은 유럽의 적"이라면서 유로 반대론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해 미국 진영에 가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나 찬반 국민투표는 경제여건이 적합할 경우에만 실시될 것이며 실무적인 준비과정 등을 감안하면 투표결과가 찬성으로 나오더라도 실질적으로 유로가 파운드를 대체하기까지는 2년에서 2년 반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로 도입에 반대해온 야당인 보수당의 예비내각 외무장관 내정자 마이클앤크럼은 "헤인 차관의 발언은 영국민들을 어둠 속으로 뛰어들게 하려는 조잡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