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 패커드와 컴팩간 합병을 저지해온 휴렛가(家) 상속인이 자신의 노력을 성사시키기 위한 막판 대안을 제시했다. 휴렛 패커드 공동 창업자의 아들로 이 회사 대주주의 일원인 월터 휴렛은 19일 성명에서 "휴렛 패커드가 컴팩과 합병하지 않고도 주가와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방안을 미증권거래위원회(SEC)에도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휴렛이 밝힌 방안은 3개항이 골자로 ▲투자 초점을 이미징 및 프린트 사업으로 돌리며 ▲소프트웨어와 고급 컨설팅 비즈니스 쪽에 비중을 두는 한편 ▲퍼스컴 사업의 초점을 스케일 확대가 아닌 수익성 제고에 맞추는 내용이다. 휴렛은 이 전략이 성공할 경우 "향후 12개월 안에 주가를 14-17달러 끌어올릴 수 있으며 내년 매출도 30억달러 이상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업 수익률도 지금의 4.2%에서 8.4%로 배증시킬 수 있다고 휴렛은 강조했다. 그는 컴팩과 합병하지 않고 이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주주들에게 "적은 위험으로 큰 수익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휴렛 패커드 주식을 모두 합쳐서 18% 가량 보유하고 있는 휴렛과 패커드 가문은 합병에 반대해 왔다. 따라서 합병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군소 주주들의 지지를 받아야한다. 휴렛 패커드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겸 최고경영자는 합병이 무난할 것으로 장담해왔다. 휴렛 패커드의 주주총회는 내달 19일로 예정돼 있으며 컴팩도 다음날 주주총회를 갖고 합병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휴렛 패커드 주식은 19일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24센트 하락한 20.12달러에 거래됐다. (팔로알토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