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건강보험료 인상이 계속 늦어지면서 건강보험 재정 수지가 급격히 악화돼 지난 1월 한달에만 올해 적자 목표액의 3분의 1에 달하는 2천400억원대의 당기 적자가 발생했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건강보험 재정 수입은 1조426억원이었던데비해 지출은 1조2천871억원으로 무려 2천445억원의 당기 적자가 발생했다. 이같은 당기적자는 복지부가 최근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올해 건보재정 당기적자 목표액(7천600억원)의 32.2% 규모다. 또 4일간의 설연휴에다 평월에 비해 업무일이 2일이나 짧은 이달에도 2천억원가량의 당기적자가 예상돼, 현추세대로 가면 1-2월 두달 동안에만 올해 적자 목표액의 60% 가까운 당기 적자가 쌓일 것으로 우려된다. 이같은 당기적자 확대로 작년에는 통상 2조원선을 넘지 않았던 단기 차입금 규모도 크게 불어나 19일 현재 사상 최고치인 2조3천364억원(직장 1조5천964억원.지역7천400억원)을 기록했다. 건보재정 수지가 이처럼 현격히 악화되는 원인은 담배부담금 시행과 건강보험료인상의 지연으로 매달 건보재정 수입에서 1천250억원(담배부담금 550억원.보험료 700억원)의 기회손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제2차 건보재정대책이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요양급여비 지급액(공단관리운영비.단기차입금 이자 등 제외)이 지난해 10월 1조525억원, 11월 1조1천573억원, 12월 1조1천842억원, 올해 1월 1조1천989억원으로 꾸준한증가세를 보여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달말까지 올해 전체 목표액의 3분의 2에 달하는 당기적자가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행히 담배부담금은 내달부터 부과될 예정이지만 건보료 인상 시기가 계속 늦어지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20일 오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건정심.위원장 이경호 차관) 제3차 회의를 열어 올해 보험료 9% 인상안과 의료수가 조정안을 일괄 심의할 예정이나 의료계와 시민.노동단체 사이의 시각차가 너무 커 타결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다. 복지부는 이번주 안에 건보료 인상률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내달에도 건보료를 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번 건정심 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으면 오는 22일께 다시 회의를 소집, 건보료 인상안을 재논의할 계획이다. 당초 지난해 7월로 예정됐던 담배부담금 시행 지연과 올해 건보료 인상 유보로 현재까지 건보재정에서 5천800억원(담배부담금 4천400억원.건보료 1천400억원) 가량의 수입차질이 발생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