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시스템통합) 업계에 '우먼 파워'가 점점 힘을 더해가고 있다. 20일 SI업계에 따르면 다른 어느 분야의 대기업보다도 SI업체에 여성인력 비중이 높은 편이고 더욱이 주요 보직에 여성인력이 두루 포진하고 있다. SI업체는 전체 직원의 80% 가량이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기술인력으로 구성돼 업무 특성상 남녀간의 능력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여직원의 비율이 업계에서 가장 높은 기업은 LG CNS로 전체 5천301명의 직원 가운데 21.4%인 1천135명이 여성이다. 단지 비율만 높은 게 아니라 여성이 제대로 대접받는 곳이 SI업계다. LG CNS의 소프트웨어(SW) 공학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숙영 상무는 LG 그룹에서 3명뿐인 여성 임원 중에 한명이다. 이 상무는 지난해 부장에서 다음 단계인 수석(상무보급)을 건너뛰고 곧바로 상무로 승진했다. 이 회사의 과장급 이상 간부는 설금희 수석(e-솔루션 사업부장 대행)을 비롯해 124명이나 된다. 현대정보기술도 전체 2천290명의 임직원 가운데 17.7%인 405명이 여성이며 SK C&C도 전체 직원 1천451명 가운데 17.5%인 254명이 여직원이다. 삼성SDS의 경우 전체 직원의 14.7%인 1천여명이 여성으로 비율은 작지만 숫자로는 가장 많다. 삼성SDS는 이미 지난 99년 업계 최초로 여성 임원을 배출했었다. 현재 과장급이상 간부는 부장 2명을 포함해 127명이다. 삼성SDS는 여직원에 대한 복리후생이 가장 뛰어나다. 지난 97년 4월 서울 역삼동 본사 빌딩 3층에 전용면적 60평 규모의 어린이집을 개설, 자녀들 둔 여직원들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SI업체들도 여직원들에 대한 인사상의 차별을 두지 않고 있다. 특히 군복무 기간을 근무기간으로 인정해주지 않아 나이가 적은 여직원이 나이가 많은 남자 부하 직원을 거느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여성 과장들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2∼3년안에 차장,부장에 오르고 임원들도 줄줄이 배출 될 것으로 보인다"며 "SI업계가 '여인천하'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