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고정거래가격이 계속 인상되면서 하이닉스반도체의 독자생존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채권단과 하이닉스반도체는 마이크론과의 재협상에 무게중심을 두면서도 독자생존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이닉스 노조도 19일 헐값매각에 반대하며 독자생존을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최근 주요 PC업체들에 대한 1백28메가 D램 공급가격은 기존 4달러 수준에서 4.5∼4.75달러 수준으로 인상됐다. 지난해 12월초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고정거래가격을 올리기 시작한 뒤 여섯번째 인상이다. 인상전 당시 1.2∼1.3달러 수준이었던 데 비하면 가격이 4배 가까이 뛰었다. 하이닉스는 현재의 D램 가격대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월간 3백억원 이상의 영업흑자를 내고 경상수지도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체 D램을 주력제품인 1백28메가 D램으로 환산해 계산한 하이닉스의 D램 제조원가는 3.6∼3.7달러 수준. 이번 가격인상으로 하이닉스의 D램 평균판매가격(1백28메가 환산기준)은 약 4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계산하면 월간 3백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가격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향후 D램 가격 추가상승,제조원가하락을 감안하면 올해 경상수지도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채권기관들의 대대적 금리인하와 출자전환 등으로 연간 이자비용은 4천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D램 가격은 2·4분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반적으로 상승추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2000년 이전에 설치했던 PC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올해 발생할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1백28메가 D램의 평균 판매가격은 올 상반기 4달러,하반기 4.7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말 채권단의 지원을 끌어내면서 기준으로 삼은 가격인 1달러에 비해서는 4배 이상 오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하이닉스의 주장대로 2조∼3조원의 빚을 탕감해주고 1조원 가량의 신규 시설자금을 지원한다면 독자생존이 무리한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점차 세를 얻어가고 있다. 그러나 D램 가격상승을 누구도 보장할 수 없는데다 일관성있게 독자생존을 추진할 만한 의지도 부족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하이닉스반도체 노동조합은 이날 "하이닉스는 향후 반도체 경기의 회복에 따라 수출 및 국내경제의 회복에 절대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역량과 능력을 지닌 한국 경제의 중심기업"이라며 "독자생존을 위해 적극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의 한 기업분석전문가는 이날 "삼성전자가 하이닉스 인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내놔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전혀 가능성이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