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로 인해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일본 동남아 중동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엔저(低)에 따른 악영향이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수출업계는 엔저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6~9개월 뒤가 더욱 우려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역협회와 KOTRA는 19일 이병호 산업자원부 무역정책국장 주재로 열린 '환변동 수출대책반'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모니터링 결과를 보고했다. KOTRA는 "일본에 수출할 때 엔화로 결제하는 기업들은 환율 변동치 만큼 수출가격을 인상해야 하지만 현지 바이어들의 반발이 거세 기존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돼 일본 수출을 포기하거나 제3국으로 전환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엔화 결제비중이 47%에 달하는 동남아 시장에서도 엔저 효과가 바로 수출가격에 반영돼 일본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중심으로 한 중동시장 역시 일본 기업들의 제품가격인하에 따른 영향으로 현지에 있는 한국 지·상사들이 본사에 가격조정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OTRA는 특히 "대개 6∼9개월 정도의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는 실질적인 엔저 효과가 앞으로 해외시장에서 한국 상품의 수출경쟁력을 더욱 압박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