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만, 싱가포르 및 호주는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이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경기 회복세가 완연하다고 BBC 방송이 18일 분석했다. BBC가 국가 별로 분석한 내용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싱가포르: 지난 37년 사이 최악의 수출 감소와 이로 인한 침체의 늪에서 확실히 벗어나고 있다. 지난 1월 비석유부문 수출이 한해 전에 비해 4.1% 감소한 것으로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16.7% 폭락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개선된 것이다.경제전문가들이 예상했던 10% 감소에 비해서도 좋은 실적이다. 한 전문가는 싱가포르 경제가 "회복 궤도를 달리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 플러스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2.2% 위축된 바 있다. 이는 그 전해의 9.9% 성장에 비해 크게 저조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실적은 정부가 6개월여 전 예측했던 3% 감소보다는 상대적으로 좋은 것이다. 정부는 지난 몇주 사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올해도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고촉통(吳作棟) 총리는 연간 성장률이 1-3%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정부 관리들은 올해 성장 목표를 상향조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타이베이에서 발간되는 영어신문 차이나 타임스 18일자에 따르면 행정원 주계처는 올해GDP 성장 목표치를 2.5%로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상황에 따라 3%까지 높아질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존의 목표치는 2%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정부는 22일 성장목표 조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만은 지난해 월간 성장이 6개월 연속 위축되면서 본격적인 침체에 빠져들었다.지난 51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대만은 올들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특히 농업을 비롯한 여러 부문에서 압력을 받게될 전망이다. 반면 수출이 촉진되면서 궁극적으로 WTO 가입 효과를 볼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올해 출발이 좋았다. 실업률도 1월중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 3.2%로 낮아졌다. 지난 4년 사이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이 최근 몇달 사이 급감하기는 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내수가 강하게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성장이 3%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3위 경제국인 한국은 아시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경제가 크게 타격받았다. 그러나 그 와중에 기업을 구조조정하고 경제도 개혁함으로써 얼마 전부터 침체에서 완연히 벗어나고 있다. ▲호주: 지난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는 달리 미약하나마 성장세가 이어졌다. 그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중앙은행인 호주준비은행의 글렌 스티븐스 부총재는 18일 "경제 전망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정책 싱크탱크인 호주경제개발위원회 회동에서 "지금까지 세계경제 침체의 파장을 잘 견디어냈다"면서 "올해도 그럴 것으로 믿을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븐스 부총재는 그러나 "일본이 문제"라면서 너무 낙관해서는 안된다고 토를 달았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