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세공업체 세미성의 이영미 대표는 보석업계의 '이방인'이다. 국내 보석업체 대표들의 이력서에 디자인 전공, 이탈리아나 파리 유학 등이 끼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세미성의 이 대표는 물리교육학 전공의 중학교 과학교사가 이력서의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학교 졸업후 15년동안 교직에 몸 담았던 이대표는 1997년 정확하게 40세 때 창업을 했다. 이 때 '보석'을 집어 들었다. 물리학 전공자가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보석감정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다 아예 보석사업가로 변신하게 됐다고. "보석은 생성 가공 디자인 단계에 이르기까지 지질학 물리학 광학의 영역안에서 '관리'된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과학교사 경력이 보석사업에선 무형자산이 됩니다" 미적 요소에만 치중해 공학적인 측면을 외면하게 되면 보석업계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세미성의 보석 아이템은 이 대표의 '자연과학 실험정신'을 반영한 제품들로 이뤄졌다. 이 대표는 다른 회사 제품보다 실용적이고 개성이 뚜렷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미성은 1998년 자체 브랜드인 '세미성'을 만들었다. 이 대표는 이탈리아나 프랑스 등의 명품 디자인을 모방하는 사업방식을 버리고 고유 브랜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당연히 고유 브랜드에 맞는 독창적인 소재와 디자인을 채택해야만 했다. 세미성은 동화나 곤충 등을 응용한 제품, 별자리와 탄생석을 결합시킨 디자인, 은제품에 백금을 이용한 소재로 만든 보석제품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세미성은 브랜드인 '세미성'을 세상에 내놓은지 3개월만인 1998년 10월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과 삼성쇼핑몰 LG홈쇼핑 등 국내 '유명 매장'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파리 뉴욕 홍콩 등지의 각종 해외 전시회에 출품하는 등 해외에서도 '세미성'이 각인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 대표는 "재앙을 막아준다는 벽조목(벼락맞은 대추나무)으로 만든 반지, 복주머니 용궁 등을 응용한 귀걸이가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세미성은 올해부터 해외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에서 세미성 브랜드의 입지가 더 커질 가능성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대표는 "구미보다 중국이나 동남아에서는 한국의 보석 브랜드가 제 가치를 인정 받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시장 선점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보석 브랜드들이 힘을 합쳐 구미의 명품들과 경쟁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이 대표는 앞으로 2년 정도만 지나면 중국시장에서 한국 보석 브랜드가 기반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02)558-8403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