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한국통신)에 버금가는 통신망을 갖고 있는 파워콤 매각 입찰이 오는 21일 실시된다. 국내 하나로통신과 두루넷 컨소시엄,미국 투자펀드인 뉴브리지캐피털과 캐나다 연기금 CDP가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낙찰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파워콤을 하나로·두루넷 컨소시엄에 매각,통신시장을 3강구도로 재편하려는 정보통신부 계획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매각 예상금액=파워콤 대주주인 한국전력은 이번에 30%(4천5백만주)를 전략적 파트너에 매각할 예정이다. 한전은 지난 2000년 7월 10% 지분 매각 당시 주당 평균 3만2천2백원에 SK텔레콤과 포항제철측에 팔았다. 그때보다 정보통신주 주가가 50% 가량 하락했으므로 주당 1만6천원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게 한전측의 생각이다. 따라서 매각금액은 7천억원 이상이다. ◇여력없는 하나로·두루넷=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은 일단 입찰에 공동 참여키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자금여력이 없는 데다 해외 컨소시엄 구성에도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파워콤 인수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하나로·두루넷이 자금줄로 기대를 걸었던 곳이 두루넷 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였다. 소프트뱅크가 인수자금의 20∼40%를 대고 나머지는 하나로와 두루넷이 컨소시엄을 통해 끌어오는 시나리오였다. 이에 대해 두루넷 고위관계자는 "소프트뱅크는 자금 지원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파워콤 인수 컨소시엄도 신한은행과 호주 맥쿼리은행이 합작설립한 신한맥쿼리금융자문 외 참여의사를 밝힌 곳이 거의 없어 사실상 구성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하나로와 두루넷은 자금사정이 좋은 편이 아니다. 하나로통신은 올해 부채 원리금상환에 7천억원이 필요하나 현재 3천2백억원의 자금만 확보한 상태다. 두루넷도 올해 최소 2천5백억원 가량의 자금이 부족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파워콤 인수에 나서기는 힘들다. 하나로 관계자는 "파워콤 인수보다는 두루넷과의 합병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전 입장=한전 파워콤 민영화추진팀의 한 관계자는 "가격 외에 컨소시엄 구성이 탄탄한지,제대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파워콤의 전략적 제휴자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헐값 매각은 있을 수 없으며 51% 이상의 지분을 매각하기 전에는 파워콤 경영에 관여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의 정부 임기 말에 정부든 한전이든 누가 책임있게 파워콤 매각에 나서겠느냐"며 "입찰에서 아주 비싼 가격을 써낸 곳이 없는 이상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현철·장규호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