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매유통업체들이 늘어나는 내부 도둑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7일 LA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유통업체들의 사내도난은 지난 2000년 도난및 분실 반품등 전체 손실액의 약 절반으로 그 규모가 1백50억달러(약 2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외부도둑을 막기위해 첨단센서 카메라 등을 잇따라 도입했던 기업들이 이젠 사내직원을 대상으로 한 보안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급증하는 내부 도둑=전미소매보안서베이(NRSS)가 미국 1백16개 대형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도난사건을 조사한 결과 지난 2000년 사내 도난이 전체 손실액의 46%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외부도난은 31%였다. 이는 1991년 외부도난이 38.4%로,사내도난을 약 1%포인트 앞섰던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전미슈퍼마켓연구그룹(NSRG)은 슈퍼마켓과 편의점의 경우 사내도난이 전체의 약 54%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외부도난은 24%였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헤어어스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 2000년 3천5백5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미 30개 대형 소매업체들은 같은 해 모두 7만3천여명의 내부 도둑을 색출해냈다. 이는 99년보다 10% 늘어난 것으로,당시 소매업체들은 총 5천6백여만달러를 환수했다. ◇원인 및 대책=전문가들은 내부도둑이 급증하고 있는 원인으로 '보안장치의 강화'를 꼽고 있다. 외부도둑을 막기 위해 매장 곳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물건마다 감지장치를 부착하면서 직원들의 고객감시 업무가 줄어든게 화근이라는 것. 즉 더 많은 인력이 계산대와 창고로 배치되자 내부 도둑행위가 기승을 부리게 됐다는 얘기다. 또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직원들의 지갑이 얇아진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안전문가들은 사내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계산대와 창고 등으로 감시카메라를 확대 설치하고 △내부자 고발을 유도할 수 있는 '핫라인'을 운용하며 △직원채용시 배경조사를 철저히 할 것 등을 주문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