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양국간고위급 협의가 이달 21일부터 이틀 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려 교착상태에 있던 협상의 타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외교통상부와 농림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성주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장을단장으로 재정경제부, 농림부, 산업자원부 등 관련부처의 과장급을 협상대표로 파견할 계획이다. 이번 협의는 작년 3월 칠레 실무협의, 6월 통상교섭본부장의 칠레 방문, 10월양국 통상장관회담 등 간헐적인 접촉이 이뤄진 뒤 12월 칠레선거 등의 이유로 사실상 논의가 중단된 이후 처음으로 갖는 공식 회담이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양국간 협상의 최대쟁점인 농산물 관세양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칠레측에 제시한 기존안보다 진전된 내용의 관세양허안을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부 관계자는 "협상에 여지가 있으려면 신축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기존의양허안에 비해 진전된 내용을 갖고 협상에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림부는 농민단체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이달 15일 전국포도회 등 품목별단체 대표, 16일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일반 농민단체 대표들을 초청해 한.칠레FTA 관련 비공개설명회를 가졌다. 농림부는 작년 3월 5차 공식협상에 앞서 ▲민감성이 덜한 품목은 10년 내 관세를 철폐하되 ▲이중관세품목은 관세할당 ▲포도 등 일부 과실류는 계절관세 ▲쇠고기.사과.배 등 관세가 매우 높거나 민감한 품목은 세계무역기구(WTO) 농산물 협상이후 논의하는 양허안을 마련했었다. 그러나 칠레는 10년 안에 모든 관세를 철폐하고 농업부문도 예외로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그동안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 한.칠레 FTA 협상은 98년 11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양국 정상이 잠정 합의한데 이어 99년9월 뉴질랜드 정상회의에서 협상개시를 공식선언한 후 그동안 4차례 공식 협상까지 진행됐으나 작년 5차 협상은 열리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석기자 bond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