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부담금 시행 지연에 이어 올해 건강보험료 인상마저 계속 늦어져 전반적인 건보재정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당초 지난해 7월부터 부과할 계획이었던 담배부담금이 국회의 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 심의 지연으로 8개월 늦어진 다음달부터 시행됨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수입에 이미 4천400억원의 기회손실이 발생했다. 오는 2006년 건보재정 완전 건전화를 목표로 잡고 있는 복지부의 건보재정 수지관리계획은 지난해 7월부터 담배부담금이 건보재정에 수혈되는 것을 전제로 짜여졌기 때문에 기회손실이기는 하나 4천400억원의 수입 차질은 고스란히 적자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지난 7일 건강보험료와 의료수가의 통합 심의기구로 건강보험정책심의위(건정심.위원장 이경호 복지부차관)가 가동됐으나 의료계와 시민.노동단체 사이의 이견으로 올해 건보료 인상률 결정도 계속 유보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15일 건정심 위원 24명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제2차 회의를 갖고건보료 9% 인상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이 나지 않아, 오는 20일 건정심 회의를다시 소집해 의료수가 조정 문제와 함께 보험료 인상안을 재논의키로 했다. 복지부는 다음 건정심 회의에서도 올해 보험료 인상률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3월에도 보험료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그럴 경우 복지부의 당초 재정추계에 비해 올해 1.4분기 3개월 동안에만 매달 700억원씩 모두 2천100억원(지역.직장 9% 인상 기준)의 수입 차질이 불가피하다. 담배부담금 시행 지연에 따른 재정수입 손실분(4천400억원)을 감안할 때 20일건정심 회의에서 올해 보험료 인상률이 결정되지 않으면 당초 복지부의 건보재정 수입 추계에서 무려 6천500억원의 차질이 발생하는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4차례의 소위원회 회의를 갖고 서울대 경영연구소의의료원가 분석결과에 대한 검증작업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면서 "오는 20일 건정심 회의에 의료원가분석 검증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나 보험료 인상과 의료수가 조정을 일괄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와 노동계는 서울대 경영연구소의 의료원가 분석 보고서와 관련, 현행의료수가에 상당 부분 인하 요인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오히려 상반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대 경영연구소(안태식 교수팀)가 지난해 12월 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한`의료기관 원가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의원급 의료수가는 원가에 비해 23.1%,병원급 이상은 15.4% 각각 높게 책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onhapnews.co.kr